사는게 지겹다. 하루종일 집 안에서 있다보니 이건 사는게 아니다 싶다.
남문시장가서 자투리 천을 끊어왔다. 한 마에 이천원. 싸다
세가지 색강으로 아홉마를 끊어왔다. 장마철때나 비올때 입을 여름 코트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번 샀던 코트는 대전 언니가 보고 입어보더니 괘 안네 하길레 줘 버리고 나니 아쉬워서
싼 천으로 내가 만들어 보자 싶어 사 왔다. 잘 생각해서 이쁘게 만들어 봐야지.
영감은 안된다 했지만 유튜브로 공부해가며 잘 만들어보자. 세벌은 만들어 야지.
베이지, 회색, 붉은색, 이 세개만 있으면 내 죽을때 까지 입을수 있다.
그렇게 뭔가 하다보면 사는게 무료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재봉을 체계적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지난번 원피스 만들어본 그 솜씨로 이번엔 정말 잘 만들어볼 생각이다
나간김에 책도 네권을 사왔다. 한권은 친구에게 보내줄 생각이다. 이 나이에는 책 보기도 힘든데 그 친구는 책을 보는것 같아 마음먹고 책을 사왔다. 그리고 류시화씨의 책도 두 권을 샀다.
나는 류시화의 책을 좋아한다. 그가 인도 여행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나는 참 많은것을 배웠다.
인도인들이 생각하는 세상을 보면 사는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것 같다. 넓은 대륙에 많은 자원들.....
천천히 살아가도 지장이 없는건지..... 지금도 유튜브를 보면 더운지방에서는 야채, 과일등 먹을것이 참 많았다.
물고기도 건기엔 땅속에서 살아가는데 사람들은 또 그걸 찾아서 잡는데 흙속에 있어도 물고기는 살이 통통하게 쪄 있었다.
욕심없이 살기엔 정말 좋을것 같은 곳이었다.
지난번 루시아 형님께서 날 보고 무슨 좋은일 있느냐 물으셨다.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 하셨다.
욕심을 버리고 사람들을 좀 멀리 하니 내가 마음이 더 편안해진것 같다.
나이든 불편함도 감수하고 아픈것도 기본이라고 참고 견디고 그저 남에게 폐나 끼치지 말자 하고 하루 하루 지나고 있다.
오늘은 주문한 육개장이 왔다. 당분간 영감 반찬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