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마이 아픈데 와 병원에 안왔습니까? "
" 아이고, 늙으면 아픈거는 기본 아입니꺼"
시어머니가 내 아이 낳는걸 보시더니 " 아이고 저래 허리를 틀면 나중에 허리 못쓰는데...."
하시두만 과연 나이가 들면서 허리가 틀어져 아프기 시작한지가 십년이 넘었다.
병원에 가서 진단 받고 시술 한번 받고 버티었다. 별 뾰족한 수도 없지만 허리 아픈거는 기본이라알고
좀 걸어야 되겠다 싶으면 등산 스틱을 짚고 다니고 성당 갈때는 억지로 걸어가고 성당엔 나보다 더 연세많은
할매들도 허리 꼿꼿하게 다니시는데 스틱을 짚고 가려니 부끄러워 지난주에도 갈때는 택시를 타고 올때는 세레나 형님과
걸어오느라 혼이 났다.
소문난 병원이라 엑스레이 찍는 방만 해도 여섯개 였다. 참 아픈 사람도 많고 그 많은 사람들 거의가 노인이었다.
내 얼굴은 동안이라 아직은 내 나이를 보는 사람이 없다. 머리까지 단발을 했으니 모르는 사람은 50대로 보는 사람도 있다.
아픈건 기본이라는 내 말에 의사도 웃었지만 어찌보면 미련하게 보이기도 하겠지.
아들놈이 " 엄마 참지마소, 30만원에 고칠걸 엄마가 참으면 300이 든다 말입니더" 그렇다고 조금 아프면 병원으로 쪼르르 달려가는것도 아니란 생각을 한다. 한해에는 병원 일곱군데를 간 해가 있었다. 내과 욋과 산부인과 치과 등등....
의료보험 공단 보기가 미안했다. 보험료는 내지만 늙은 할매가 좀 참는것도 있어야지, 내 아픈대로 병원에 댕길라믄 한달 병원비만 해도 수월찮을거다. 아들놈이 병원비 쓰라고 돈을 보내 주었다. 그 정도는 영감이 다 해줄건데 이놈은 아부지를
믿지않고 내 밑에 들어가는건 다 책임질 기세다. 작은 며느리에게 고맙다고 전화를 했다. 요즈음은 여자세상이 되어서
남편이 본가에 돈을 쓰고 싶어도 마누라 눈치 본다고 쓰기 힘든데 며느리가 보내주니 고맙지 아니한가?
예전에 친구들과 같이 점을 보러갔다. 젊은 여자 였는데 나보고 남편복도 자식복도 없다고 했다. 친구들 앞에서 창피했다. 그래서 내가 그 점바치에게 그랬다. " 보소, 우리 아들둘 다 돈은 잘 벌겠능교? " 돈은 잘 번다고 했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보소, 요새는 옛날 맨치로 그래 보는것 아이구마, 요새는 아아들 공부 시키면 전부 외지로 나가는데 옛날 맨치로 옆에서 같이 산다고 자식복이 있다고 보는건 잘못 보는거지요. 내 아들이 돈 잘벌면 내한테 용돈이라도 좀 보내주면 그럼 자식복이 있는 거지요, 세월이 다른데 그리보면 안되지요. " 하고 큰 소리 쳤더니 과연 내 아들들은 열심히 살고 제대로 뒷받침을 해 주지 못한 이 못난 부모에게도 참 잘 한다. 고맙고 미안하다. 두아들놈들에게는...
천지를 모르고 아이를 낳아 이모진 세상 산다고 욕보는 내 아들들에게 나는 진정으로 미안타.
아들놈 생일이 되면 미안해서 내가 위로해줄까? 축하해주까? 하고 웃는다. 기가 차서.....
삶의 다리를 잘 건너갈수 있도록 내가 해주는 것은 그저 기도 뿐이다.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예수님,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