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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할수는 없고....

지나19 2023. 4. 27. 22:40

"엄마, 나 지금 그쪽으로 가요, 오늘부터 한우 세일 한데요."

"그럼  니 친구 가게에서 전화해라"

전화를  끊고나니,  안되겠다 싶었다. " 아들아, 엄마한테 바로 오너라, 같이가자"

불경기로 고생하는 아들놈에게 자꾸 부담 줄수는 없다. 오늘은 내가 쓰자  싶었다.

마침 아들 친구가 정육점을 하니 아들놈은 지아부지 좋아하는 소고기를 수시로 사 주는데

요즈음 불경기로 힘들건데  내가 사자 싶었다.

아들이 오고 같이 정육점에 갔다.  국거리, 구이거리,  불고기 거리, 등등.....

많이도 샀다. "아들아, 니것도  골라라 오늘은 내가 사 주꾸마."

"아이고, 엄마,  나는 이따가  편하게 사 갈께요"   "아이다, 편하게 골라라,  엄마가 사 주는 때도 있어야지"

얻어 먹을때도 있지만  사 줄때도 있어야지.  힘든 아들놈에게 자꾸 얻어먹는것도  편치않다.

 

아이들 좋아하는 젤리가 있었는데  마침 오리젤리가 있어서 손자놈 주라고 사 보냈다.

저녁에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 그래, 오리젤리  맛있더나? "  "  할머니, 너무 귀여워서  먹을수가 없었어요"

손자놈들은 좀 감성적이다.  가을이 오면 이쁜 나뭇잎들을 줒어 오곤 한다. 그러니 내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그 오리가 이쁘게 만들어져 있었나보다..감성적인 부분들은  날 닮았는가?  영감도  아들놈도  그런건 없으니.....

 

고양이란놈은  영감 무릎에 올라앉아 명상도 하고 잠도 잔다.  사진을 찍어 아들놈들에게 보냈더니  큰놈은  고양이라도 

옆에 있는게 다행이라한다. 그 말은 맞다. 그런데  이젠 힘이든다. 오늘도 현관매트 그 무거운걸  빨았다.

아까는 베란다의 야옹이가 이상한 소리를 내길레 내다보니 화장실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늙으니 변비가 생겼는지  어제는 똥고를 닦아주며 보니까 똥꼬 주위가 조금 볼록해져 있었다.  죽는 소리를 하두만  볼일은 봤는지  이번에는 마루에다 엉덩이를 갖다 대더니  주루룩~~~~  똥꼬를 닦았다.

이 무거운 엉덩이로  마루를 닦고 똥을 싸면 똥을 치고  목욕을 시키고..... 두 노인에겐 힘든다.

힘든다......이젠 그만 무지개건너 가라 할수도 없고....내 먼저만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