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아침,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새벽에 따듯한 물을 먹은 야옹이란 놈이 또 깨우는걸 잠좀자자 하고 소리 질렀더니 짜쓱 밥은 먹었는지
마루에 길게 누워 자고 있다. 수도 계량기를 읽어 주고는 아픈 무릎을 보며 걱정을 한다.
침도 맞았고 뜸도 49번씩을 두번이나 떴건만 무릎은 여전히 아프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가까운곳은 걸을만 하니
그럭저럭 살고 있다는 것이다.
추석인 어제 저녁 보름달을 본다는게 깜빡 잊어버렸다.
예전엔 지금처럼 전기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달밤이면 마음이 그윽해지고 괜히 센치해 지고
누군지도 모를 누군가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달밤에 엄마하고 마실이라도 가면 달은 꼭 나만 쫓어 다니는게 신기해서
달이 따라오나 보자고 달음박질을 해 봐도 계속 날 따라오는 달이 참 신기했었다.
예전, 우리 처녀때 라디오의 음악이 소울이 나오고 사이키델릭이란것이 나오고 미니 스커트를 입기 시작했을때
어른들이 말세다 말세! 라고 혀를차셨는데 요즈음 세상을 보면 예전어르신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어른들처럼 나도 말세다 하면서도 세상 마지막날이 오는건 아닌가 두려운 생각이 든다,
AI란것이 나오고 사람처럼 음악도 만들고 시제만 주면 시도 쓴다하니 물론 사람이 주체긴 하지만 신기하다가도 두려운 생각이 든다. 추석날 부터는 새옷으로 소매긴 옷을 입기 시작 했는데 지금을 어제도 오늘도 에어컨을 켜야 숨을 쉴수 있다
하늘을 보면 엄두가 안나서 성당 미사도 못가면서 집에서 기도 하자 하면서도 기도도 잘 안된다.
신부님은 65세인가 되면 은퇴를 하신다. 신자는 은퇴연령도 없다. 이 아픈 다리로, 아픈 허리로 성당을 못가면서 가끔은
하느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우야겠노? 하느님요,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 놓고 사람은 와이래 만들어 놨능교?
하는 기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세상 인간들이 돈 맛을 알고 부터는 어찌그리 더럽게 사는지...
유행가 가사맨치로 하느님 이 세상 조율한번 해 주이소 한다.
이번 추석에도 우리집은 우리아들 두 가족만 다녀 갔다. 예전엔 친척집 여기저기 다녔지만 요즈음은 안부전화 한번없다.
내새끼도 안 하는데 남 나무랄거 없다. 내 다음세상엔 정말 살고싶은 나라가 되면 좋겠다.
대통령 하나가 나라를 이렇게 망칠수도 있다는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다음 대통령은 어진 대통령이 나와서 사람들이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게 내 소망이다.
아침부터 저 해란 양반이 성이 났는지 사정없이 쏴대네. 문닫고 에어컨이나 켜자,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