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귀기가 싫었다.
원래부터도 사람사귀기가 힘든 성격인데 그놈의 돈조차 없어지니 사람도 싫고 모든게 싫었다.
그러길 십여년...... 이작은 아파트에도 작년부터 인사하는 사람이 생기더니 오늘 새벽엔
109호 아줌마와 같이 새벽미사를 다녀오는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얼마전 성당을 가는 날 보고 인사를 하시더니 어제 아파트 마당에서 만나 내일 새벽 같이가자
약속하고 새벽에 만나 같이 성당을 다녀 왔다.
연세가 나보다 여섯살 위신데 장사를 오래하신 분이어서 그런지 입담도 구수하고
좋은분 같아 보였다. 앞으로 자주 만날것 같다.
일요일,
모두다 나가고 나 혼자 인데 일은 안되고 하루종일 티비만 끼고 보다 자다를 반복한다.
모든일에 의욕이 없어진다. 아들넘은 영화 "왕의 남자"를 보러가라 했지만
남편은 가지 않는다 하고 같이갈 마땅한 사람도 없고 또 꼭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나이들어 사업실패 하면 다시 일어서기가 너무나 힘이든다.
송사장은 남편과 두 아이들을 두고 서울로 외손녀 키워주러 간다한다
딸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 구하기도 힘이 들기도 하지만
아이를 봐주고 얻는 몇십만원 조차도 아쉬운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한듯 하다
이제 육십을 바라보는 남편이 돈을 벌면 얼마나 벌겠는가?
서로가 형편이 좋을때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며 서로 아쉬워 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그래도 오빠같은 이사장님이 계시니 계속 연락은 되리라.....
어젠 뜸 뜨는 할아버지가 날 보고 한 팔십은 살수 있겠다고 하셨다.
아이고, 할아버지 그렇게 살면 지겹습니다, 저는 하는 일도 없는데요... 하니
일을 만들어라고 하셨다. 할아버지 처럼 그렇게 사람을 도우는 일을 할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젠 그런걸 배우기도 힘든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저 자식들 짐이나 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남편 퇴직후 어디 시골이나 들어가
살아야 겠다는 생각인데 생각대로 될런지 모르겠다.
도시가 고향인 남편과 나는 시골일도 모르지만 또 연고가 없으니 어디로 가서 살아야 할지
그것도 막막한데 남편 퇴직후 여생을 보낼데를 물색해 봐야겠지.....
해가 많이도 길어졌는데 드디어 밖이 깜깜해 졌다
고양이 화장실 청소를 해야되는 것이다. 화장실의 흙을 체에 걸러 화단에 뿌리면 되는데
이넘의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지난범 미제 흙을 쓸땐 냄새도 나지않고 깨끗했는데
마트에서 일제 모래를 사 넣었더니 모래냄새와 고양이 똥 냄새가 범벅이 되어 냄새에 예민한 내가 너무 힘이 들어졌다
청소를 하고 쑥뜸을 해야겠다.
노는 하루가 너무 지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