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단속반이 지나간뒤
지집장사 떡장사 아주머니가
소리소리 지르며 싸우고 있고
한쪽 구석에선
사십대 초반의 남자가
달마상을 그리고 있다
온 얼굴을 수염으로 뒤덮고
눈을 부라리고 있는 달마상 옆으로
일체유심조란 글을 쓰고
붉은 낙관을 찍는다
이 높은 산위에
바람은 무심히 지나가고
모처럼 휴일
사람들이 몰리니
까치가 깍깍 거리는데......
그래, 모든것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것
사랑도.....
미움도.............
무심하자.......
무심하자....
그러나 애증의 골은 깊어
이 높은 산중에서도
나는
번뇌를 떨치지 못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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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금정산 등산길에서 썼던 글이다.
그때는 내가 왜 살아야 되는지, 왜 이런 남편과 살아야 되는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때여서
종종 혼자서 등산을 하곤 했는데 산 위에서도 가슴속엔 회오리 바람이 치던 때였다.
그때 컴퓨터를 배우고 글을 쓰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내 글을 보며 내가 위로를 받았다면 좀 이상하지만 정말 그랬다.
내가 쓴 글을 보고 어쩌면 내 속에서 이런게 나왔을까 싶으면서 많은 글을 썼다
가슴속의 상처를 많이도 들어내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치유가 된듯 했지만 상처는 내 몸을
공격해 정신과 약을 십년 넘게 먹었다.
이제사 지나온 많은 일들이 내가 거쳐야할, 배워야할 공부? 또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과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 인생을, 내 슬픈 인생을 내가 받아들이고 부터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고통도 축복이라던 카타리나 형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 말을 이해한다.
고통을 통하여 내 영혼이 더 성장 할수 있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