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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하느님요...

지나19 2018. 12. 20. 12:06

"이거 중 맞습니까?" " 맞습니다" "중자가 와이리 많아요?"


추운날 손자와 같이 가기가 마땅 찮아 생각끝에 청요리를 주문했다.

단골 중국집이라 그런지 몇가지 요리를 시키니  주인이 뭘 짐작 했는지 양이 푸짐하다.

손자는 발음이 많이도 똑똑해져 할아버지 생일 축하 노래를 해주고  아들놈들과 며느리는 아버지 생일축하를

해주고 마누라인 나도 아프지 말라고 한마디 한다. 오래 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요즈음 노인들 치매가 얼마나 많은지  오래 사는건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도 이렇게 맑은 정신으로 살다가 친정 엄마처럼 밤사이 안녕하고 싶은데

자식들에게 폐는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부터 왼쪽 무릎이 평소와는 다르게 많이 아파 파스를 붙이고 나니 조금 덜하다.

대구 제사는 무릎을 핑계로 가지 않으려 하니 남편은 그래도 같이 가자 한다.

가자, 형님도 동서도 얼굴 본지 오래니.....   셜혼한지 사십년이 지나니 동서들 과도 각별해 진다.

이젠 죽어도 시집귀신이 된다는 말이 수긍이 간다.



남편의 생일날이다.

미세먼지가 심하다 하여 밖에도 나가지 않고  새밥을 하고 소고기 굴을 끓인다.

냉장고엔 미국소고기 밖에 없어 소고기 부터 푹 끓이기 시작한다.

광우병이고 뭐고 이제 살날 얼마나 남았다고  하면서 싼 소고기를 사서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것이다.

미역국울 싫어하는 남편은 생일날은 꼭 소고기국을 고집한다.   시댁에서는  그 시절에도 둥심,안심 하면서 사 먹었다고 하니 남편의 까탈스런 입맛을 맞추기가 힘든다. 그당시 우리 서민들은  일년에 소고기 국을

몇번이나 끓여 먹었을까? 지금도 생각나는걸건 육소깐, 그당시엔 육소간이라 했다.

가서 그냥 소고기 한근 주이소 하고 사며  기름도 좀 넣어주이소 하면 주인은 기름을 덤으로 주곤 했다.

어떤 기름은 씹으면 쫄깃쫄깃한게 고소했는데  무슨 기름인지 알수도 없고  어쨋든 흰밥과 소고기로 아점을 먹을 예정이다.


무우를 두단을 사서 하나 하나 신문지에 꼭 싸서 단지에도 넣고 구석에 넣어 두었는데 그렇게 하면 봄까지

먹을수 있다 해서다. 올해는 무우가 얼마나 맛있던지 생선 찌게 할때도 무우를 듬뿍깔고 지지니  생선보다

무우가 더 맛있었다. 사돈이 보내준 무우로 만든 깍두기가 얼마나 맛있던지 어제는 동치미용 무우도 두단을 사서 절여 놓았다. 각종 양념과 곰탕국물까지 넣고 담으면  여느 종갓집김치가 부럽지 않다.


새해가 되면 남편은 72이 되고 나는 68이 된다. 많이 살았다 싶다.

정인 마버지는 폐에 염증이 생겨 죽다 살았다 하는데  영감쟁이도 별탈 없어야 될건데....

잘 살아야 되는데 게으름이 자꾸 생기고 이젠 책보기도 힘이 들고...

무릎은 아파 절뚝거리는데 병원엔 가기 싫고......


아이고 하느님요 예수님요, 성모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