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란놈, 털을 빗으로 빗겨 주다가 찍찍이로 털을 잡아 당겨주니 이놈이 빗는것 보다 더 시원한지
하루에 몇번씩을 찍찍이로 문질러 주길 원한다. 아마도 안마가 되는건지 시원해 하는것 같다.
덕택에 집안은 털이 좀 덜 날리는것 같기도 하다.
오늘도 그놈을 찍찍이로 문지르다 보니 비듬 같은게 하얗게 나왔다.
번쩍 들어안고 화장실로 들어가니 야웅 야웅 하더니 털에 물을 끼얹으니 조용해 진다.
거품비누를 풀고 놈을 물 속에 담그고 온 몸을 비비고 문지르고 목욕을 시키니 시원한지 가만히 있다.
타올로 야무지게 물기를 닦고 밖에 내보내고 나도 샤워를 했다.
지 씻기고 내 씻고 하니 허리는 허리대로 얼마나 아프던지.....
작은놈이 저녁에 온다고 전화가 온다. 뭔일이지?
작은놈이 며느리와 들어오면서 가방에서 빵과 팥고물을 건너 주더니 빵은 차전자가루와 아몬드 가루로 만들어서 엄마가 먹어도 살이 안찐다며 먹으라 한다. 그리고 무릎 보호대를 꺼내더니 이 굵은 무릎에 채워주고 저녁 먹으러 가잔다.
오리집도 놀더라 하며 결국은 돼지고기를 먹었다.
며느리는 상추,깻잎을 부지런히 나르고 나는 편안히 앉아서 저녁을 잘 먹었다.
낮에는 좁쌀죽을 먹고 아침엔 계란을 먹었는데 이따금씩 먹는 밥이 있으니 식이조절은 잘 되고 있는듯 하다.
짜쓱, 잘 해준것도 없는데 이리 엄마한테 신경을 써준다.
며느리도 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나한테 지극하다. 이놈 하고는 전생에 무슨 인연이었을까?
그녀석이 힘들고, 내가 힘들때, 꿈을 꾸면 항상 그놈일로 내가 누구와 싸우기도 하고 한날은 내가 큰 강물을 거슬러 헤엄쳐 가고 있는데 내 등에 녀석이 엎혀 있었다. 아들이지만 아들에게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
뭣 보다도 어떤 일이 생기면 객관적으로 보는것을 배웠다. 아들은 고등학교 중퇴를 하게 되었는데 그 사연 또한 기가 차다. 출신 고등학교에서는 그 아이가 퇴학하게된 얘기가 전설로 내려온다 할 정도다.
내가 그놈을 퇴학 시킬때는 그 아이에겐 그 아이만의 길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지금의 교육은 잘못되어있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던터였다. 학벌보다는 실력으로 충분히 잘 살아낼거라 믿었다. 그러나 아이의 생각은 시대를 너무 앞서 가고
아이디어는 돈 많은 서울사람에게 이용만 당하고 잘 운영해 나가던 회사는 부도가 나게 되었다.
나는 이것 또한 하느님께서 그 아이에게 내어주신 과제라고 생각하고 그 아이가 잘 해낼수 있도록 힘과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드린다. 그래도 다행히 결혼을 해서 혼자가 아닌 둘이서 걸어가는걸 보는게 참 좋다.
며느리 아이가 아홉살이나 많은 제 신랑한테 "이쁜이~~~" 하고 부르는걸 보면 참 다행이다 싶고 며느리가 이쁘고 고맙다.
돈많은 사람보다 차라리 내가 더 낫다고 하는게 잘 먹고 잘 살아서가 아니라 이런 효자아들, 효자 며느리가 있지 때문이다.
그것도 아들 둘이 다 효자고 두며느리 또한 이 보잘것 없는 시부모에게 고맙게 해주니 더이상 바랄게 없다.
고맙다, 내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