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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요...

지나19 2023. 6. 30. 12:17

형님요, 잘 계시능교?

거기는 옆나라의 산불이  크게 나서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하니 걱정입니다.

온 세상이 난리기도 하지만  여기도 왠 도둑놈이  쌍으로 들어와  민생은 비탄에 빠지고

저 또한 길가의 바랭이풀 처럼  모질게 걸어왔지만 이즈음은 더 힘이 듭니다,

처음  제 자식이 태어났을땐  신기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했지만  또 잘 키워서  우리같은 고생은 하지 않도록

해 주겠다는  맘으로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아이 낳을때 외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 했지요.

그러나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도 있듯이  제 옆의 사람은 그 어떤 욕심도  야망도 없었지요

하루종일 누워서  티비를 보는데  중국무술영화, 서부영화, 하여튼  장금이는 열번도 넘게 봤을겁니더.

한창 힘들때는 마음속으로 ' 야,이놈아, 마누라를 보고  두 아들을 봐서라도  도둑질을 하든 사기를 치든  무슨짓을 하든

돈 벌어와서  집에 있는 사람들 먹는거라도 좀 편하게 해 줘봐라!'  그런 생각도 문득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영감 말마따나 자기는 그릇이 너무 작아서 돈이 안되는지....

어찌어찌 살아오면서 문득 든 생각이 ' 그래, 저 영감도 나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났으면  샷타맨으로  편하게 살수도 있었을지 모르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악하지 못하고 어리석기만 했던  내 평생을 한탄 해보지만 누구 말마따나  운명의 호작질이라고  자위 하기도 합니다.

 

공원에 가면 두시간마다 인가 분수쑈를 합니다.

물줄기가 하늘높이 솟을때 마다  두 아들놈에게 미안해 집니다.  누구나 다 자기 아이는 머리가 좋다고 하지만

제 두아들은 정말 머리가 좋습니다.  작은놈은  IT 사업을  정말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하여 직원이 50명이 넘도록 키웠는데  그게  소문이 나면서  서울업체까지 덤벼든것 같아요.  작은놈의   아이디어는  서울의 돈 많은 사람들에게 뺏기고

원치 않게 대표이사가 되면서  부도가 나고 신불자가 되고 .......  그것도 그놈의 팔자라고 말 해보지만  볼때마다 미안하고 가엾습니다.  IT 회사를 할땐  밤새는건 부지기수 였고  야밤의 식사는 당연했지요.  그러다 보니 몸무게가 100키로를 육박하더니  드디어는 당뇨가 오고 말았습니다.  혹독한 식이요법으로  인슐린 주사는 끊었지만  암보다도 더 무서운게 당뇨라 하는데  먹는걸 좋아하는 그놈이  맛있는걸 못먹고  야채와 고기, 그것도 양껏 먹을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큰놈은  불황으로 일거리가 줄어들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형님요,  저는요  제가 이리 살줄도  몰랐지만  내 새끼도 저리 살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젊은놈이 집있고 마누라 있고 새끼있으면 됬지  하지만  부모 마음이야 어디 그렇습니까?  

내 죽기전에 그놈들  잘 되는것 보고 죽어야 되겠는데 하느님 생각이야 우찌 알겠습니까?

어쨌든 저놈의  윤가놈이 처단되고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서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라도 좀 편케 살게 되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불쌍한 민족입니다.  형님요, 형님께서 보내주신 별다방 커피를 좋아하는 영감을 보면  형님이 더 그리워 집니다.

내 언니보다 더 의지하고 살지만  너무멀리 계심이 안타깝습니다. 건강조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