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요, 잘 계시능교?
거기는 옆나라의 산불이 크게 나서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하니 걱정입니다.
온 세상이 난리기도 하지만 여기도 왠 도둑놈이 쌍으로 들어와 민생은 비탄에 빠지고
저 또한 길가의 바랭이풀 처럼 모질게 걸어왔지만 이즈음은 더 힘이 듭니다,
처음 제 자식이 태어났을땐 신기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했지만 또 잘 키워서 우리같은 고생은 하지 않도록
해 주겠다는 맘으로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아이 낳을때 외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 했지요.
그러나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도 있듯이 제 옆의 사람은 그 어떤 욕심도 야망도 없었지요
하루종일 누워서 티비를 보는데 중국무술영화, 서부영화, 하여튼 장금이는 열번도 넘게 봤을겁니더.
한창 힘들때는 마음속으로 ' 야,이놈아, 마누라를 보고 두 아들을 봐서라도 도둑질을 하든 사기를 치든 무슨짓을 하든
돈 벌어와서 집에 있는 사람들 먹는거라도 좀 편하게 해 줘봐라!' 그런 생각도 문득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영감 말마따나 자기는 그릇이 너무 작아서 돈이 안되는지....
어찌어찌 살아오면서 문득 든 생각이 ' 그래, 저 영감도 나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났으면 샷타맨으로 편하게 살수도 있었을지 모르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악하지 못하고 어리석기만 했던 내 평생을 한탄 해보지만 누구 말마따나 운명의 호작질이라고 자위 하기도 합니다.
공원에 가면 두시간마다 인가 분수쑈를 합니다.
물줄기가 하늘높이 솟을때 마다 두 아들놈에게 미안해 집니다. 누구나 다 자기 아이는 머리가 좋다고 하지만
제 두아들은 정말 머리가 좋습니다. 작은놈은 IT 사업을 정말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하여 직원이 50명이 넘도록 키웠는데 그게 소문이 나면서 서울업체까지 덤벼든것 같아요. 작은놈의 아이디어는 서울의 돈 많은 사람들에게 뺏기고
원치 않게 대표이사가 되면서 부도가 나고 신불자가 되고 ....... 그것도 그놈의 팔자라고 말 해보지만 볼때마다 미안하고 가엾습니다. IT 회사를 할땐 밤새는건 부지기수 였고 야밤의 식사는 당연했지요. 그러다 보니 몸무게가 100키로를 육박하더니 드디어는 당뇨가 오고 말았습니다. 혹독한 식이요법으로 인슐린 주사는 끊었지만 암보다도 더 무서운게 당뇨라 하는데 먹는걸 좋아하는 그놈이 맛있는걸 못먹고 야채와 고기, 그것도 양껏 먹을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큰놈은 불황으로 일거리가 줄어들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형님요, 저는요 제가 이리 살줄도 몰랐지만 내 새끼도 저리 살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젊은놈이 집있고 마누라 있고 새끼있으면 됬지 하지만 부모 마음이야 어디 그렇습니까?
내 죽기전에 그놈들 잘 되는것 보고 죽어야 되겠는데 하느님 생각이야 우찌 알겠습니까?
어쨌든 저놈의 윤가놈이 처단되고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서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라도 좀 편케 살게 되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불쌍한 민족입니다. 형님요, 형님께서 보내주신 별다방 커피를 좋아하는 영감을 보면 형님이 더 그리워 집니다.
내 언니보다 더 의지하고 살지만 너무멀리 계심이 안타깝습니다. 건강조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