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오전부터 에어컨이 돌아가고 야옹이는 안과 밖을 들락거리니 사람은 귀찮다.
들어가 있는 카페에서 올라온 복숭아가 사람을 유혹한다.
영감이나 나나 복숭아는 정말 좋아하는데 여름만 오면 이거 언제나 실컷 먹어볼꼬 할 정도이다.
큰놈은 지금 여수에서 배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데 아까 전화가 오더니 엄마 복숭아 사주까 한다.
아무말없이 보내주면 오죽 잘 먹을까? 고생하는 놈한테 미안해서 그만둬라 작은놈한테 사달라 할란다 하니
그럼 그리하이소 한다.작은 놈은 내가 사달라면 기쁘게 사줄놈이지만 못난 에미가 염치가 없다.
쿠팡을 뒤집었다. 복숭아, 빛갈도 이쁘고 맛도 있게 생겼다.
마침 청도어느집에서 못난이 복숭아를 섞어 보낸다고 싸게 내놨다.
까짓거 집에서 먹을거 조금 못나도 괜찮으니 싼맛에 주문했다
영감은 점심으로 콩국수를 주고 나는 찬밥을 물에말아 김치로 조금 먹었다. 그냥 먹어만 주면 우째 살지....
영감 육개장을 다 먹었는데 이번엔 소고기국을 끓여줘야 되는데.... 그래야 내가 편한데.
이따 영감 나갈때 캐리어를 끌고 부전시장을 가볼까? 어무래도 뒷고기가 좀 있어야 집에 있는것 하고 끓이면 맛이
나을것 같다. 아님 국은 좀 쉬고 된장이나 끓여먹을까?
고양이는 이제 정을 뗄려는듯이 잠잘적에 등을 보이고 잔다. 아무리 얼굴 방향을 돌려도 안되고 엉덩이를 내 쪽으로 두고잔다. 요즈음은 야옹이를 보면 마음이 참 안되었다. 물론 내가 먼저갈지 지가 먼저갈지 모르지만 잠을 오래오래 자고
또 등을 돌리는걸 오만 생각이 다 들면서 내 마음까지 아프다.
잘 해준것도 없는데 작별이라니.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미안하다.
야웅아, 혹시 갈라면 내 무릎, 허리 아픈거 다 가지고 가주면 고맙겠다. 사랑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