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서글프다

지나19 2023. 11. 13. 11:22

어제는 모처럼 교중미사를 갔다,

앞자리에 앉으니 신부님이 바로 보이고 꽃꽃이 해 놓은 꽃들이 보였다.

국화와 맨드라미 그리고 까치밥으로 짙어가는 가을을 잘 표현해 놓았다.

 

그동안 자주 못 뵈던 루시아형님, 히야친따형님 등등....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여러 형님들을 뵈니  내가 안보는 동안 참 많이도 늙으셨다.

루시아 형님께서는  니를 보니  참 반갑고 기분이 좋다고 하신다. 나도 그 형님이 좋다.

그러나 그 형님은 너무 부자다. 미국에서 살다가 이젠 연세가 드니 남편이 잠든 현충원에 따라 묻힐란다고

귀국하셨다. 통도 크시고 베품도 잘 하시는데  나는 그 형님께 드릴게 없다.

아무것도 필요한 것도 없으시고 음식을 나누고 싶어도 다 못자시니까  버리기가 더 힘들다고 마다신다.

 

성당옆 빈터에  명아주가  바알갛게 물이 들었는데 가지는 더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가는 가지 하나를 쥐고  꼭 잡아보니  보기보다 야물다. 그래서 이 명아주로 청려장을 만들수가 있겠구나 싶었다.

예전엔  나물로도 많이 먹었는데 도시의 이 혼탁한 공기 속에선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야산 하나를 몽땅 아파트촌으로  만들어 동네가 많이도 변했다.

작은 점포들은 허물어져 인물좋게  건물이 다시 서고  가게 보담은 편의점이, 커피점이. 더 많이 들어섰다.

 예전의 사람들은 많이 떠나고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들어와   비싼 인테리어를 하고, 고급 식당이 들어서고

서민들의 삶은 더 힘들기만 하다.

 

그제는 바깥이 시끄러워 일찍 일어났다며 영감이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삼층 할매가 돌아가셨는데 그 짐들을 정리 한다고 밖이 시끄러웠다 하신다.

부모의 살림은 자식들에게 아무 감동도 주지 못하고  전문으로 철거하는 사람이 와서 싹 가져가 버렸다.

인생이 그런거지, 내 맘대로 되는건 없고, 아무리 선한 마음으로 살아도 알아주는 사람없고

다  지혼자  잘났고 , 지혼자 잘 했고.....  갑자기  콩가루가된 내 형제들 생각이 나네.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