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주버님의 막제가 어제 있었다.
우리는 새벽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역으로 갔고 추운속을 덮힐려고 국물이라도 하나 먹으려 역안을 돌아다녔지만
너무 이른 아침이라 편의점 밖엔 먹을게 없었다. 영감이 김밥을 골르고 더운 음료수 하나 골라 대합실 빈 의자에 앉아
깁밥을 먹고 밥먹다가 식어버린 음료수를 마시고 아침을 때웠다.
둘째형님이 도중에 픽업해 주셔서 낯선 절을 편하게 갔다.
들어가니 벌써 스님께서 염불을 하고 계시는데 목탁을 두드리시는데 뺨에는 마이크를 붙이고 사람 여나믄 명이 앉아있는
경내를 쩌렁쩌렁 울리고 계셨다. 우리 형님 좋아하시겠다. 저 큰소리로 지르는 염불이 아주버님을 극락으로 인도 할거라고 믿으시는 형님이시다. 9시반 부터 시작된 제는 사시예불까지 겹쳐 하다보니 12시가 다 되어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종이배를 불태우며 아주버님은 삼도천을 건너 영원한 나라로 가셨다.
절에서 주는 공양을 먹고 떡 하고 과일 몇개를 검은 봉지에 넣어 나누어 주었다.
큰 형님은 "이기 영감이 주는 마지막 밥이다" 하셨다. "형님, 인제 형님밥 얻어먹어야지요."
팔십넘은 형님밥을 어떻게 얻어 먹겠나? 그러나 형님은 이제 내밥을 먹겠나? 하셨다.
밥 먹은후 헤어지려하니 작은 형님이 우릴 보내기가 아쉬웠던지 커피나 한잔 하고 가라 하셨다.
큰 형님이 집으로 가서 커피한잔 먹고 가라 할줄 알았는데 커피숍으로 가서 커피한잔 마시고 헤어져 집으로 왔다.
이제는 대구 올 일이 별로 없을듯 하다.
큰 형님의 욕심은 형제간의 정도 뭉게 버리고 우린 일찍 해가 지기도 전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돈이 뭣이길레 , 시아버지가 남겨준 그 많은 유산을 큰아주버님 혼자 가져 가시고 다른 형제들 모르게 남은 부동산들을 하나씩 하나씩 팔아서 혼자 쓴걸 남은 형제들은 짐작 하면서도 돈가지고 싸우기 싫다고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지금 사는 집은 대지만 215평이나 되는, 큰 도로를 접하고 있는 돈이 제법 되는 것인데
혹시 다른 형제들이 입을 댈까 경계하는듯 하였다. 영감은 이 집을 팔아 자기들 끼리 먹으면 이제는 정말 인연을 끊겠다고 했다. 우리가 죽으면 다 끝난다. 우리 아들과 조카와는 왕래도 없고 조카는 오로지 자기만 아는 아이니 그렇게,
그렇게 인연은 끝나는 것이다, 참 씁쓰레한 제를 지내고 형제들과 헤어지는게 오히려 시원하다.
말 없는 영감은 속으로 오만 생각을 다 하고 있을것이다. 참, 다시는 살고싶지 않은 지난 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