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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야겠노?

지나19 2020. 12. 15. 10:50

이른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현관문을 열어봤다. 세상에나, 박스네개가 가지런히 포개져있었다.

먹을것이 없어 시장엘 가려니 무거워서 들고 오기가 힘드니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가끔하던 온라인쇼핑을 

헸다. 다른날은 돈이 좀 나가는걸 했는데 오늘은 두부한모, 계란한판, 양파, 김치찌게용 돼지고기를 주문해 봤다.

 

포장을 뜯으니 두부한모가 나오고 아이스팩이 나오고 상품을 보호하기위해 뽁뽁이로된 안포장이 나오고 바깥포장도

뽁뽁이가 붙어있는 포장지 였는데 물건을 이중삼중으로 싸서 야무지게도 보냈다. 이거 포장지값이나 나올라나 싶다.

그렇게 신경써서 보내주는 그 물류회사가 참으로 고마웠다. 덕택에 나는 이 추운겨울에 시장에 안가도 되고  아픈 무릎으로 캐리어를 끌고 오지 않아도 되었다.며칠동안은 이걸로 먹을수 있겠다.  참 고맙다.

 

지난 여름  시장에 갔다가 욕심을 내어서 그 큰 캐리어 한가득 물건을 싣고 또 비닐봉지 하나엔 생선을 들고 오는데

버스에도 잘 못오르니 어떤 아저씨가 올려 주었다. 집앞 버스정류장에는 영감이 나와 있었지만 그날 이후로  무릎이 

얼마나 아프던지 보는 사람들마다 걱정을 하며 살부터 빼란 충고를 해댔다.   속으론 날씬한 사람도 무릎아픈사람이

천지로 있는데.......  그래도 허리통증 보담은 좀낫다. 오래 걸을려면 허리 때문에 못겄지(맞춤법에 맞는지?에구 이제 늙으니 그것도 헷갈리네) 무릎때문에는 아니다.영감쟁이 시장좀 같이 가자하면 죽어도 안간다니 별수 없이 내가 혼자 가면

욕심이 나서 그렇게 혼이 나는 것이다. 근데, 이제는 어쩔수가 없어 조금 비싼것 같지만 근처 마트나  온라인이나

편하게 구매를 한다.  묵은김치로 찌게를 끓여서 엊저녁은 잘 먹었다.

 

코로나가 주춤하더니 어느시점에선가 부터는 여기 저기 정신이 없을 정도로 설친다.

나처럼 호흡기관이 안 좋은 사람은 더 조심하라하니 영감은 아들집에도 가지마라 한다.  꼬맹이가 보고 싶어도 갈수가 없다. 이 주책없는 할망구 때문에  혹시라도 걱정되기 때문이다. 세상이 왜이럴꼬?

 

믿기도 안믿기도 힘든 예언자들이란 사람들은 이번에도 12월 지각의 변동을 얘기하며 부산 울산의 침몰을 말하고 있다.

이젠 다 하느님 뜻대로 하소서  하고 마음을 내리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야옹이놈 때문에 또 빨래가 늘었다. 짜쓱 밤새도록 팔을 내어달라 해서 팔이 아파 죽을 지경이다.

추운데 지집에 들어가면 될건데 꼭 사람옆에서 잘려하니..... 어떨땐 불쌍해서 안고 자고 했더니 꼭 내 옆에 와서 팔을 

내라해서 다리를 팔 위에 올리고 잔다 한창 잠이 들면 두 다리를 쭉 뻗고 세상 모르고 자는 것이다.

거세를 한 죄로 버리지도 못하고 끌어안고 살려니 그놈의 털, 한번씩 하는 오바이트, 늙으면서 가끔 정신이 없는지 아무데서나 대변도 보고  하는걸 보며 그걸 치우면서 나도 행여나 나이들어 그러면 우야꼬 싶다.

내 더러운 골은 보이기 싫은데  참,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일이다 싶어 야옹이를 꾸짖지도 못한다.

며칠 있으면 열 여섯살이 되는 이놈이 늙은 우리가 돌보기엔 힘이 좀 부치는 감이 있다.

그래도 우야겠노?  다  내 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