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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천개!

지나19 2021. 2. 4. 16:55

드디어 끝났다. 천개의 퍼즐,  아들놈의 짐을 빼면서 상을 펼치고 시작한 퍼즐,

처음엔  500개 짜리를 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밤 이었는데  해내고 나니 참 뿌듯했다

다시  가을풍경을 했다. 은행나무가 아름답게 물이 들고 노란 은행잎이 수북하게 쌓인곳에

빈 벤취가 있는 아름다움에 반해 겁도 없이 1000개 짜리를 했다. 두어달 걸려서 했는데

손자놈 그 어린것이 와서 보고는 우리 할머니 대단하다 해서 웃었는데  치매 예방차 아들놈이

이번에는 최후의 만찬을 사 주었다.  한 두어달 잡고 시작했는데  경험이 있어 좀 빨리 하게

된것 같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다. 눈이 너무 피곤해져서 이젠 그만 할 생각이다.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성당을 못가면서 성경쓰기도 하니 내가 눈을 너무 혹사 시킨다 싶어 당분간은

성서 필사만 해야겠다. 필사를 하다보니 읽는것만 못하단 생각이 들었다.

거룩하다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적으려니 날라가는 글자를 바로 잡아 앉히느라 글귀도 모르고 그냥 따라

적고 있는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필사를 그만둘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나이값은 해야지 싶어 

시작한것 끝을 내자 생각하고 있다.  늙음이  내 인내심을 키워준 것이다.

 

어릴적, 서너살때부터 라디오의 유행가를 곹잘 따라하던 나는 언니가 노래 가사를 따라 적는걸 보고  나도 따라 

적기 시작 했는데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것을 들으며 따라 적어야 했기 때문에 글씨는 자연 엉망이 되게 되었다.

노래도 동네사람들 부끄러운줄 모르고 큰 소리로 부르고 다녀서  할매들이 모두 이미자란 별명을 지어주었다.

요즈음 같으면 신동 소리를 들으며 티비에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학교다닐때도 합창단은 빠지지 않았고 직장 다닐때도 마침 합창단이 있는 직장이어서 지원하고 활동을 하였다.

내 노래의 절정은 사십대에서 오십대 사이 일거다. 그때 마침 노래방이 생기는 바람에 여러 모임이 끝나면

노래방은 필수 였다. 많은 사람들이 잘 한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처녀때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곰곰 생각해 보았다. 과연 내가 가수가 될만한 실력이 되는지......

내가 나를 잘 살펴보니 하기는 잘 하지만 가수까진 아니다란 생각이 들고 그 꿈을 접었다.

나이가 들면서 보니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팔자에 없으면 안되는것 같았다.

가수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도 많고 영화배우보다 더 잘 생긴 사람도 얼마나 많은가?  다 타고 나는것인걸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었다.  어느해 감기를 심하게 앓고 난 후부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성당의 성가도 부를수가 없었다.

노래가 안되니 노래방도 가지 않게 되었다. 나이가 드니 숨이 차기 시작 했다.

 

누구 말마따나 이번 인생은 아무것도 못하고 다음인생을 기약한다 했는데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이유와 방법  등, 내 나름대로  생명의 실상, 또는 하느님의 진리를 조금은 안 듯해서  그래도 마음 편하게 다음 세상으로 갈수 있을것 같다.

 

예수님이 말씀 하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신 그 진리를 조금은 안것 같아   나는 늙은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