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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닌데....

지나19 2021. 2. 22. 23:28

엄마!!

와?

엄마, 내 근태집에  고기 큰거 한덩어리 사서 냉동실에 넣어 놨으니 엄마, 아무때라도 가서 먹고 싶은 만큼 그냥 가지고 가소,  오이야, 고맙다 근데 얼마나 많이 사 놨는데 그라노? 

친구놈이 고기를 살때 같이 사서 도매금으로 사서 넣어놨으니 마음놓고 갖다 먹으란다. 짜쓱, 저거 아부지 소고기 좋아하는건 알아서......    아부지 고생했다고 입속의 혀처럼 해 주더니......

 

예전 아이들 어릴적 미군부대 근처 살때  미제 소고기를 덩어리째 사서 냉동실에 넣어넣고 애들에게 원없이 먹였는데

이놈이 그때 생각이 났능갑다.  우리 아부지  부잣집 아들로  나서 고생 많이 했다고  아부지 한테 잘 해 드리겠다고

정말 입속의 혀처럼 아부지 한테 잘 하는놈이다.

 

생긴건 귀공자 처럼 생겼는데 우째 팔자가 그런지 내 아들이지만 마음이 짠 하다.

대학교까지 나와서 알바로 하던일이 그만 업이 되어버렸다. 직장에서 잡혀 일 하기도 싫고  또 보수가 적다 하며 지 일을 하더니 그게 천직인지......그 이쁜놈을 보면   공부가 다 뭐꼬 싶은 생각이 든다.

며느리에도 손자놈 공부가지고 재촉말라  하는데   손자놈은 오락에 빠지고 책좀 봐야지 하는 이 할미는 밉상이 되고 말았다.

 

아들놈들에게 물려준 재산도 없는데  두 아들놈들은 이 늙은이들을 끔직이 생각해 주니 고맙다

돈 많은 집에는 자식들이 돈 서로 많이 가져갈려고 오만 짓을 다하며 형제간 원수도 진다 하는데  가난뱅이 부모를 둔  우리 아들놈들은 그저 고맙다.  살아보니  형제보다도 이웃사촌이 더 좋고 아들, 며느리가 더 좋다.

형제중 하나는 내가 안부전화 하면 그저 지 손자, 아들 잘 한다, 잘 산다, 자랑만 하고 이 동생한테는 안부한번 묻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다시는 전화 안한다고......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는데.......

 

장사익 선생의 노래중에  "이건 아닌데"  하는 노래가 있다. 정말 이건 내가 원한 삶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어릴적 부터 너무 바보로 살아온 것을 이제사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라면 내 삶은 마치  백지 같은 삶이었다.

결혼초 남편도 내가 세상을 너무 모른다 하더니  지금 어릴적부터 쭉 생각해보니 엄마 말대로 헛똑똑이고  그림이 안그려진 백지처럼 순진한 삶이었다.  지금도 난 내 삶을, 사람과의 관계도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한다.

객관적으로 보는건 내 아들에게 배웠다. 가끔씩 내가 욕심을 낼라치면 작은놈은 아주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내 잘못된 시각을 교정해주곤 했다  지금부터라도 이 백지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나가야지......

하느님보시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갱희야 유화처럼 덕지덕지 덧바르는 삶이 아닌 수채화처럼 투명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나가자......

잘알 살자

 

고맙심더, 하느님아부지,예수님,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