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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를 베푸소서

지나19 2021. 7. 11. 11:24

예전 우리 어릴적엔 나무로 둥글게 깎아 아래엔 쇠구슬 하나를 박아 넣고 채찍같은 것으로 팽이를 두둘겨 패면서

돌렸다. 얼음 위에선 더 잘 돌아서 겨울이 오면 남자 아이들은 추운줄도 모르고 볼이 새빨개 지도록  놀곤했다.

요즈음은  블레이드라고  제품이 나와서 종류도 많고 기능도 점점 더 추가되어 나와 애기를 키우는 사람은  이

블레이드를 사는데 우리 손자놈도 예외없이 그 블레이드에 빠졌다.

지난번 갔을때 나하고 대결하자해서  한 삼십분을 했는데 손자놈 블레이드는 이름이 루시퍼인데 그 이름답게

나는 한번을 이기지 못했다. 내가 손자놈에게 "  할아버지 데려 올거야, 할아버지는 이길거다, 연습 많이 해놔라"

하고 우스게를 했는데  그다음 부터는 내가 갈 때마다 손자놈은 할아버지 연습 많이 하고 있냐고 묻곤 했다.

나는 할아버지가 연습하고 있다고 했고 손자놈은 할아버지를 기다렸다.

드디어 어제 손자놈과  할아버지의 대결이 벌어졌다. 처음엔 할아버지가 이겼다. 두번째도 이겼다.

세번째는 손자놈이 이기고 엎치락 뒤치락 하더니  결국에는 할아버지가 지고 말았다.

할아버지도 루시퍼는 이기지 못했다.  손자놈이 어깨를 으쓱대면서 "정신을 집중 해야되"  아니, 이게 여섯살 짜리가

할 말인가? 혼자서 한글을 다 깨우치고 책을 읽는다. 뜻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러면서도 분명하지 못한 발음 때문에 언어교정센타를 가면서 내가 일주일 두번 작은 손자놈을 돌보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은 나이 칠십이라 해도 건강한 사람이 많은데  나는 큰놈을 낳을때 허리를 트는걸 시어머니가 보시고

"아이고, 우야꼬!  이라믄 나중에 허리를 못쓰는데..." 하시며 걱정 하시더니  언젠간  소나무 잎을, 그것도 엄청 많이 따 

오시더니  솔잎을 푹 쪄서 요를 깔고 김이 무럭무럭나는 솔잎을 요위에 쏟고 나를 눕히고 두꺼운 이불로 머리 끝까지

덮으셨다. 이불속은 얼마나 뜨겁던지 나는 시어머니의 그 사랑에 싫다 할수가 없어 그 뜨거운 찜질을 견뎌 내었다.

시어머니는 미련하게 잘 견딘다고 웃으셨지만 나는 평생 어머님의 그 사랑을 잊지 못할 것이다.

둘째놈 역시 허리를 틀었다. 이건 뭐 앞뒤로 다 아픈데 그래도 허리가 더 아팠다. 작은 언니는 그런날 보고  "에구,  내가

낳고 말지" 하며 애가타 했고  아들 둘을 낳는데  정말 고생했다.

어쨌든 그래서 그랬는지  나는  허리 협착증과 전방위증이 겹쳐져 있어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병원에 가도 살 부터 빼라하는데 이 살빼기가 보통 힘드는게 아니다.  안먹으면 어지럽고 먹으면 살은 제자리로 가고...

 

그래서 요즈음은 탄수화물을 덜 먹으려 애쓰고 있다. 야채를 많이 먹고 고기를 먹고.....

오늘은 일요일인데  성당을 가지 않고 유튜브로 미사를 드렸다.  지난 주일은 일이 많아 힘이 많이 들었다

오늘은  푹 쉬자. 아니  호박죽을 끓여야 되는데?  그래, 오후에 하자, 오전은  쉬자......

 

하느님 아부지, 예수님, 성모님, 삼십년전 그날처럼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