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더 해도고, 응?"
기가 찬다. " 안한다, 내가 재봉을 몰랐을때는 천지를 모르고 해 줬지만 이젠 바느질이 어떤건가 안 지금은
남의 옷은 해 줄수 없다."
어쩌다 성당에서 알게된 친구가 나이도 갑장이라 아들하고 사는데 아들도 우리아들과 고교동기 같았다.
남편이 지를 버렸다며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하고 따듯한 가정꾸리고 남편 사랑 받아보는게 소원이라고 했다.
어쩌다가 부전시장에서 가까운 그 친구의 일터를 가게 되었는데 빌딩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 더운날에 빌딩 청소를 한다는게 너무 힘들어 보여 만들어 두었던 인조바질 하나 주었는데 너무 시원하고 좋다며
하나만더 라고 나를 보채고 있었다. 지난 봄에는 자궁암에 걸려 항암 치료중인데 가끔 전화가 오면 신세 타령이나 하고 영양가 없는 대화가 오고 간다. 좀 귀찮은 친구다.
안해준다 해놓고 다시 생각하니 좀 안 되었다. 그깟 자궁암이야 고생좀 하면 괜찮은 거고.....
해주겠다 소리는 않았지만 그래, 하나 해주자, 불쌍하게 생각하자 싶어 진 시장으로 갔다.
감을 뜨는김에 마음에 드는 천이 있어 내 원피스 감을 한감 뜨고 친구의 바지 재단부터 시작했다.
이상하게 머리속이 하얀게 도대체 모르겠다. 작년엔 바질 하루 두개도 해 내었는데 재단부터 이렇게 헤메이다니......
어찌어찌 재단을 해서 바느질을 해 보니 재단이 엉터리로 되어 있었다.
속이 상해 내 원피스부터 했다. 생각보다 이쁘게 만들어 졌다. 데레사의 말이 생각났다. 사람들 옷을 가끔 해주다 보면 별난 사람옷은 표시가 난다 했다. 그렇나? 하고 잊어버렸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났다. 하다가 멈추고 하다가 다시뜯고
박았다가 뜯어내고 하기를 얼마나 했던지 화가 날 지경이었다. 화가 나면 멈주고 쉬었다고 그래도 또 만들어야지 하면서 또 시작하고 바지 하나 만드는데 근 열흘이 걸렸다. 사입으면 이만원 이면 되는데 사람고생을 이렇게 시킨다 싶어
주기싫어지기까지 한다. 이 친구를 만나면서 친구도 잘 보고 사귀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이 칠십이면 이젠 알 만큼 아는 나이이니 남에게 부담 주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지 말따나 가방끈도 짧은것 같은데 입은 하늘에 떠 있었다. 만들었으니 주긴 주어야 겠지.....
데레사는 어제 레지오도 연락도 없이 오지 않았고 삼환 형님과 루시아 형님, 셋이서 레지오를 했다.
데레사의 그 마음을 도대체 알수가 없다. 단장이 해야 할 일은 내게 다 미루고 그만 두겠다는 나를 끝까지 잡고 늘어지고 세레나 형님은 모임은 하실거라 했지만 나는 모임도 하기싫다. 내일 모임을 다녀오곤 다음 모임 부터는 좀 생각해 봐야할것 같다. 어제부터 또다시 합동레지오는 중단이 되었다. 그래, 이 코로나 사이에 모임은 무리지.....
내가 남의 감정까지 배려 해야 한다는게 이제는 너무 힘이 든다. 아무리 하느님, 성모님과 함께 하는 교우라고 하지만 우선은 나 자신을 돌봐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인간 관계가 왜이리 힘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