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시장좀 같이 갈라요? 그래 가자.
왠일로 시장에 같이 가겠다 하네. 자기도 보니 안되겠다 싶었는가 보다.
영감 친구가 은퇴후 재미로 농사를 지었는데 올해도 배추를 갖다 주겠다 해서 좋다 했더니
배추가 열두어포기, 그리고 우거지 를 한 마대를 얻었다,
우거지는 소금과 고추씨로 절여놓고 배추도 절여서 건져놓았다.
김장철이니 시장은 복잡했다. 생새우, 조기,청각,마늘,굴,쪽파, 여수갓, 그리고 오징어채도 일키로를 샀다.
마침 돼지등뼈 고은게 있어 다시마물에다 쌀풀을 끓이고 새우, 젓갈,등등을 넣고 양념을 버무렸다.
내가 담은 칼치젓과 까나리액젓, 참치액젓을 넣고 김치를 담았는데 뒷맛이 시원한 맛이 덜했다.
그러고 보니 새우젓을 넣지 않았다. 그래도 맛이들면 괜찮을것 같다.
어제 배추를 잘라놓고 사진은 찍어 며느리들에게 보내며 김장 가지러 오너라 했더니 오늘은 큰 며느리 온 식구가
와서 흰쌀밥을 새로 지어 밥을 먹여
보냈다. 며느리는 손자 본다고 꼼짝도 못하고 혼자서 김장담고 밥 해먹이고 하니
역시 힘이 들었다. 애들이 가고 좀 쉬고 샤워를 하고나니 몸이 좀 좋아지는것 같았다.
작은놈은 굴을 끔직이고 싫어해서 따로 담아놓고 큰 놈을 한통을 해 보내고 그제 산 김치도 조금씩 다 나누어 주었다
그래도 아직은 몸이 쓸만 한가 혼자서 김장도 담고 나누어 주고 애들 밥 해먹여 보내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시댁제사날이었다. 형님께 전화를 드렸다. 아이다 다음주일이다 하셨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 내가 날자 가는걸 자꾸 헷갈려 하고 있었다. 성당을 못가니 그런지 오늘이 목요일인지, 몇일인지
자주 헷갈린다. 형님도 그렇다 하시며 이번 건강검진에서 아주버님이 많이 안좋다 하신다.
나도 잘 살지도 못하면서 이런말 한다 하면 할말이 없지만 남에게 무엇이라도 베풀지 않는 사람은 삶이 잘 풀려가지
않는 것을 많이 봐 왔는데 형님도 베푸는것을 본 적이 없다. 우리 애들 클때도 맏이로서 애들 양말 하나 사 준적이 없고
자기 돈을 그렇게 챙기고 내가 시부모님들께 돈이나 뜯어가는가 애기들 기저귀가방까지 다시 챙겨 준다 하며 살펴보던
형님이었다. 그러더니 큰 조카가 직장에서 밀려나고 께속 옳은 직장을 못구하고 형님 한테서 생활비를 얻어가는것
같았다. 4층 건물을 지어서 밑에는 상가를 지어 세를 받아 사는데 지금은 그 주위가 전부 재개발 된다고 집 주위는
빈집만 가득하고 집세는 제때 안나오고 고생 하는것 같았다 그래도 형님이 층층시하에 시집을 살면서 고생한 그 세월을 생각하니 가여운 마음이 들었다. 올해 팔순인데 뭐 선물 할 만한것도 없고 다음에 코로나가 조용해지면 만나서 밥이나 대접하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는게 왜이리 고달프고 힘들까? 돈이 있는 사람은 있는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대로 힘이든다.
누구나 제 발등의 불이 제일 뜨겁다. 그런 생각을 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가 좀 수월해진다
잘 살자, 갱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