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광목천을 삶았다. 널어 놓으니 새하얀게 얼마나 깨끗하던지 내 마음까지 깨끗해 지는것 같았다.
내친김에 유튜브에서 본대로 커피 염색을 하자 하고 했더니 이 늙은 할매가 다 아는줄 알고 했는데
뭐가 잘못 되었는지 색갈은 은은 한것 같으나 너무 연하게 되어서 다시 화학염료로 염색을 해야될것 같다
오전에 며느리가 전화가 왔다." 어머니, 지금 지후 하고 공원에 가는데 오실래요?" " 아파서 못가겠다, 집에 갈적에
들러서 가거라 어제 파지짐을 했는데 가져가고, 점심은 짜장면이나 묵자" " 어머니 편찮은데 귀찮게 하는것 아니예요?"
" 아이다, 내 아무것도 못한다" 며느리가 온다해서 영감을 깨우고 청소기로 고양이털을 잡아내고 한바탕 법석을 떤다.
그제 산에 갔다오는길에 키위를 사러 갔는데 갑자기 온몸이 떨려서 혼이 난 참인데 어제 또 염색한다고 빨래를 한 삼십분을 손으로 주무르고 또 발로 밟고 했더니 무리가 간 모양인지 아침 10시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며느리 전화로 겨우 일어났다. 옛날이야 이 나이면 뒷방 할매이지만 요즈음은 색시다 할만큼 평균수명이 길어지기도 했고 또 건강하게 사는
할매들이 많다. 세레나 형님은 76세 인데도 해운대 까지 일을 다니신다.
나는 몸이 무른지 힘도 없고 몸의 노화가 다른사람들 보다 좀 빠른가 싶다. 온몸이 아프다.젊을땐 이렇게 아플땐 더 일을하고 등산도 하고 하다보면 몸이 풀리곤 했다. 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용기도 나지 않고 몸이 움추려 든다.
손자놈은 낮설다고 지 에미 품속을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피곤한지 졸려 하기에 가거라 하고 일찍 보내버렸다.
힘들다.이젠 일을 벌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 낡은 집을 좀 깨끗하게 할 방법은 없을까 두런거리는데 이젠 마음부터 힘들다. 늙는것은 좋은것이라 생각하지만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 안경을 맞추러 간다는걸 하루하루 날만 받고 있다.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영감이 옆에 있으니 마음 편하게 살지 영감 없이는 못 살것 같다.
영감이 청소기도 돌려주고 쓰레기도 버려주고..... 오늘은 짜장면도 사주고 그제는 키위도 사주고...
키위는 변비약이라고 생각하고 저녁식후 두개씩 먹는데 효과가 좋다. 그걸 보더니 영감이 사 주는 것이다.
아들놈들이 아무리 효자라 해도 옆에서 보지 못하니 그렇게 까진 하지 못할것이다.
영감이 밉네 곱네 하지만 나한텐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고맙기도 하다.
아이구 팔이야, 다리야, 어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