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지하철을 타고 지겹게도 갔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는 코로나를 했다며 야윈 몸으로 나왔다.
만고강산 걱정 없는 친구인데 몸이 약해서 고생하고 있다. 아들이 의사 이지만 엄마병은 잘 낫지 않는 병이니 어쩔수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살이 안빠져서 걱정이고 친구는 자꾸 여위어가는 몸이 걱정이고 아이고, 세상 참 안 공평타.
갈대밭 사이 작은 게들이 흙을
동그랗게 말아 내어 놓고 있고 갈대는 밑에서 부터 푸른 순을 돋아올리고 있었다.
해당화가 얼마나 예쁘게 피었던지......해당화가 땅속 뿌리 번식을 하는지 곳곳에 싹을 올리고 있었다.
다대포의 모래는 얼마나 보드랍던지 손으로 잡으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 나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하구둑을 만들면서 모래섬이 조그맣게 생기더니 지금은 내가 가서 살아도 될만큼 큰 섬이 되었다.
그러면서 넓은 모래사장엔 사구가 생기기 시작했고 백사장 폭은 점점 줄어가고 있는듯 했다.
마침 물이 빠지는지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었고 백사장에 주저 앉아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슬픔이 밀려왔다. 파도는 쉼없이 밀려오는데 속으로 ' 파도야, 우짜라꼬?' 혼자 지껄인다.
내 삶의 파도도 그렇게 쉼없이 밀려 왔는데 용케 이나이 까지 왔으니 나는 세상 공부를 많이 한것 같다.
그렇게 바보로 살아온 내 삶이 이젠 잘 살았노라고 하고 있다. 누가 내 삶을 심판 하랴?
노을만 보면 슬퍼져 앉아 대성통곡 하고 싶어지지만 이젠 눈물도 말랐는가 울고 싶어도 울수가 없다.
연속극을 보면서 우는건 영감이 운다. 나 한텐 그렇게 독하게 하더니 그까짓거에 눈물이 나나 이 영감아! 내 속으로만
지꺼리는 말이다. 밖으로 말을 내면 분명히 싸움이 나니 속으로만 영감을 탓하고 가슴을 친다.
같이 앉아 있으면 숨이 막혀와 방 안으로 들어와 버린다.
다대포를 가고 백사장을 걷고 한게 나한텐 무리가 되었던지 온몸이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니 11시다.
잠자는 시간이야 길지만 밤새 몇편의 꿈을 꾸는지..... 아침에 일어나면 안마의자에앉아 한바탕 두들겨야 몸이 풀린다.
아들놈이 저거 안 가져다 줬으면 우짤뿐 했노? 며칠 더 고생해야 될듯......
하느님요, 세상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드셨는데 인간들은 와 그런교? 너무 이기적입니더, 당신의 사랑은 모르고 지만
아는, 돈만 아는 괴물이 됬습니다. 아부지요 알고 계시지요? 유행가 가사 맨치로 조율한번 해 주이소,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