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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카소!

지나19 2022. 8. 23. 13:50

" 아들아, 잠시만 얘기 좀 하자"  

지난달  물건을 좀 많이 샀는지  통장 잔고가  십만원이 될까 말까 했다.

아들놈에게  의논을 했다. 적금 들어가는것 해약해서 쓰면  안되겠냐고...

아들놈  그건 다음에 큰 돈 들어갈때 쓰고  우선 필요한돈 조금 보내겠다고,  통장에 돈 떨어지면 언제든지 연락 하라고 

한다. 지 마누라 눈치도 안 보는지,  우야노 다 힘드는데 같이 살아야지  한다.

아들 둘인 집엔 하나가 꼭 딸같은 놈이 있다 하두만  작은 놈은  내 입속의 혀처럼 잘 해준다. 컴퓨터 배울때도 옆에 있는 큰놈보다 떨어져 살던 작은 놈에게 다 배웠다. 내가 잘 이해를 못하면 열번이라도 성질 내지 않고 차분하게 가르쳐 주었다.

큰 놈은 지 애비 맨치로 두번만 물어도 신경질을 내서  나는 그놈과 같이 있기를 겁낸다.

에미가 다 잘 할수도 없지만 이놈은 내 아픈곳을 콕콕 찔러대며 얘기를 하니,  그렇다고 싸울수도 없고....

며느리가 나보고 이해하라고 한다. 며느리도  내같은 바보라서 델꼬 사는거라 생각한다.

영감도 말로는 내가 감당이 안되니 소리부터 지르고 뭘 두번 물어보면 짜증낸다.  이런 사람은 난 첨 봤다.

그래도 이제 사십년을 넘어 오십년 가까이 살고 나니 내가 마음고생은 참 많이 했구나 싶고 지금도  같이 앉아서 얘기좀 할라치면 나는  가슴이 답답해와  내 방으로 들어오고 만다. 티비도 따로 본다.

 

지난번 큰 동서께 안부전화를 했더니  대화끝에 ' 자네는 자네대로 살고 나는 내대로 살자'  라는 말을 또 했다.

안부전화 할때마다 그런 말을 하는걸 예사로 들었는데 그날은 그 말이 가슴에 와 박혀 영감께 말했다.

" 보소, 나 이번 추석에 큰집에 안갈라요, 이때까지 예사로 들었는데  다 지팔 지가 흔들고 사는데 와그런 소리를 하는지...."

나는 안갈라요.   " 알겠다 "   아프다 카소.

모르겠다, 걸음도 겨우 걷는 마당에  영감하고 아들만 보내자.....

그제는 시장에 갔더니  물가가 얼마나 올랐던지 가격 물어보기도 겁이나고 전라도식 김치겉절이를 파는데 오천원어치가 한주먹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아이고, 내가 담아먹지 하고 그냥 와 버렸다.

안 오른게 없고 야채는 구경만 하고 왔다.  뭐, 먹고 싶은거 다 먹을수 있나 하고 왔지만 서글프기도 했다.

나보고는 다 잘산다 했는데  누구 말마따나 길가에 노점에  채소 펴놓고 장사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만하면 괘안타 싶기도 하다. 돌아보면 바보같이 살아온 삶이다. 다시 그 시절로 데려다 준다해도 나는 절대로 가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