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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만원이다

지나19 2023. 1. 10. 17:07

아침,  기도문을  쓴후  오전 내내 멍하니 있다가 점심먹고 남문 시장으로 갔다.

세레나 형님 코트 마무리 하고  작은 언니 바지 만들어 주려고 약속 했으니 이젠 바느질을 해야지.

배운적도 없는  바느질로 옷을 해 대는 것을 보면 그래도 잘 한다 싶다.

어릴적 우리집에는 발틀이 있었다. 엄마가 발틀로 무언가 만드는것을 본게 다 인데...

학교 다닐때 가정시간에 수예는 완성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그 시절엔  바느질, 수예는 왜 그리 못하겠던지

실이 엉키면  잘라야지 그것하나 질큰히 풀지 못했다. 성격이 좀 급한가  나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이치를 조금씩 터득 하면서  이젠 엉킨실도 풀고  기다릴줄도 알게되고  이렇게 재봉까지

하게 되었다. 오늘은 팥죽색보다 좀더 옅은 핑크색으로  골라왔다.

이쁘게 만들어 봐야지......

 

밥을 할려니 콩이 없어서 콩 주문을 했다.  나는 콩을 좋아하지 않는데 영감은 아무콩이나 다 좋다해서   알았다  하고

마치  먹어봐라 하듯  붉은 강낭콩, 병아리콩, 검은 렌틸콩, 밤색렌틸콩,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압맥 까지 주문했다.

쌀을 적게 넣고 콩과 보리를 넣고 밥을 해 먹으면 살이 좀  빠질라나 싶다.

손 떨림후  떨리는게 싫어서 저녁밥도 먹고   배를 비우지 않으니 떨림은 줄어 들었는데  살이 쪄 버렸다.

참, 정직하다. 어찌 먹으면 먹는대로 살이 찌노?

내 체질은 사상체질로 보면 태음인이다. 태음인은 대사가 잘 되지 않는지 뚱뚱하다 한다.

타고난게 그러니  도리가 없다.

 

 

내 처녀적엔  브라우스를  허리 안으로 넣고 이쁜 허리띠로 조인 옷을 많이 입었는데  난 아직도 그걸 한번 입지 못했다.

작은 언니는 허리가 잘룩하고 가슴은 터질듯하고 몸매가 참 예뻤다. 엉덩이도 올라붙어  뭘 입어도 예뻣고 동네 총각들이 줄을 설 정도 였다. 얼굴도 이뻤고 ....  근데 엄마는  성당다닌다는 이유 하나로  못생긴 형부에게 시집을 보내 버렸었다.

오빠가 화가 나서 나보고 결혼식 가지말자 해서  학교를 가고 결혼식은 가지 않았다.  한참뒤에 담임 선생님께서

언니 결혼식 했냐고 물어 보셨는데  그때 선생님 께서는  내가 공부에 정말 열심인줄 아셨을것 같다. 언니 결혼식도 가지 않고 학교에 갔으니....  저녁에 집엔 집안 사람들이 가득하니 오빠가 극장이나 가자해서  동네 극장을 갔는데 평생 잊을수 없는 제목의 영화였다.  배우는 기억이 안나고 제목이 " 지옥은  만원이다 "  였다.

영화속의 지옥은  물이 절절 끓는데  사람을 잡아 넣으니  사람들은 시원하다 하였다. 지옥에 사람이 너무 많아  벌을 주지만  지옥은  그저 재미있는 곳이 되어 있더란 말이다.내 나이 13살때니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지금도 지옥은 만원일것 같은

시대다.

걸음을 조금 빨리 걸어도 숨이 차니 살을 빼야 되는데 ....  내가 불편해서 힘들다. 살찐 내가 지옥에 사는것 같다.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