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모자란 옷감을 끊으러 갔다가 이쁜 색 천이 보여 또 다섯마를 끊어왔다.
천가게 아주머니가 날보고 옷수선 하세요? 뭘 하세요? 한다.
내가 옷을 만들게된 사연을 들으시곤 남는 천을 주시며 연습 많이 하세요! 한다. 고맙다.
몇달 쉬고 다시 앉은 재봉틀, 희안하다. 옷이 안된다. 지난 여름만 해도 바지, 원피스 코트,
잘 만들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봐줄만 하게 만들었는데 옷본을 보고도 옷이 안된다. 바지가....
코트도 소매를 달았는데 잘못되어 또다시 뜯어 내었다. 오늘은 쉬고 내일 해야지....
머리가 예전처럼 회전이 잘 안된다는걸 느낀다. 희안하다. 예전에 어떻게 만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야꼬.......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 하두만.....
어제는 붉은 강낭콩을 졸여 시장 가는 김에 작은놈에게 가져다 주기로 했다.
시장에서 코트 단추를 샀는데 단추하나가 1800원 한다. 천은 한 마에 2000원 줬는데.... 하긴 단추가 옷을 살리긴 한다.
작은 며느리는 일하다 말고 나한테 이걸 먹겠느냐, 저걸 먹겠느냐? 시에미가 신경이 많이도 쓰이는가 보다.
아들놈은 기어이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고 저녁을 사 주고 갔다.
당뇨로 밥을 못먹다더니 삼겹살을 어찌나 많이 먹는지, 며느리도 고기는 잘 먹는다. 우리 두 내외는 많이 못먹는데
십인분이나 먹고 더 먹을라해서 좀 적게 먹고 살빼라고 잔소리 했더니 맛있다고 다음에 또 오겠다 하고 갔다.
짜쓱 돈을 얼마나 벌고,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돈 쓰는걸 보면 아무걱정없이 쓰는듯 하다.
그래, 마음 편하게 얻어묵자, 그렇지만 인제 지네 집엔 가지말자. 폐가 되는것 같아.
올해도 벌써 일월이 다 가고 내일은 이월이다. 세월이 와이리 빠르노?
그래도 손자놈 크는거 보면 나는 늙는것도 아이다.
아이고, 야옹이 보내고, 영감 보내고 가야 되는데 정신이 오락가락 하면 걱정이 앞선다.
갱희야,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