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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이라믄 우짜노?

지나19 2023. 2. 20. 14:41

토요일 저녁 미사를 갔다. 

모임을 끝내고 친구와 뒷얘기를 하다가 미사시간에 맞춰  갔더니 성당은 공사중이어서  어수선 했다.

성전에 들어가며  성모님 손을 잡고  엄마요, 저 왔어요....   하고 자리에 앉았다.

미사중 옆에 앉은 사람이 뭔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한참 내는 바람에  돌아보니 가방안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데

잘 안 찾아 지는듯, 한참을 부스럭거려  나도 속으로 못마땅 했는데  조금 있다보니  핫팩을 발바닥에 대고 신발신은

발 위에도 대고 계셨다.  아이고......  마음이 아파왔다. 나중에 보니 마리아 형님이셨다.

 

이 형님은  결혼전  직업이 국군간호장교라 했다.

눈매가 매섭게 생겨서  가까이 하기엔  좀  어렵겠다 했는데  히야친따 형님의 어릴적부터 친구라 했다.

역시  까탈스럽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좀 부족하고 자기 신세한탄만 하며 산다고 했다.

딸이 셋 있지만  미장원을 하는 딸이 조금씩 보내주는 돈과 정부에서 나오는 연금으로 산다고 했다.

그러나  혼자 살기에도 빠듯한 돈이라  얼굴은 불평불만으로 가득해 보이시는 분이다.

 

내가 늙어보니  늙으면  불편하고 섧고, 돈이 있어도 없어도 힘이 든다.

돈이 있으면 자식이 찾아와도  짜쓱들 돈보고 오지, 내보고 오나?  하고  돈이 없으면 자식들이 잘해줘도 미안하고

못해주면 괘씸하고,  살아온 날들이  허무하다.

그제 모임에서 친구들에게 다시 20대로 돌아가라면 가겠냐는 내 물음에  네명중 나 빼고 다 다시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  친구 하나는 아파트를  서너채 갖고 있다더니  이번에  한창 올랐을때 팔고

현금부자가 되어  신이 나 있고 또 다른 친구는 갭투자를 해서  은행에 이자만 백만원씩 들어간다며  힘이 든다고 하소연 했다.  세 친구는 모두 유방암을 앓고 전이가 되어 하나는 자궁으로 하나는 폐로 전이 되어  몇년째 서울로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닌다.   그래도 다시 돌아가  한번 더 잘 살아보고 싶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는 너무 힘들게 살아 왔는가?  나는 정말 다시 이 지구로 오지 않을거라고 하며 사는데.....

홍매화가 많이도 피었다.  산에라도 좀 갔다 오고 싶다가도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것이 버릇이 되었는지

또다시 주저 앉아 버렸다.  천 가게 아주머니가 주신 천으로  몸빼바지와 윗도리 하나 만들고 나니 천이 남아  조끼 하나를 더  재단을 해 놓았다. 

먹는 약 때문인가 자꾸 잠이와 요즈음은 시도 때도 없이 잠도 자게 되고 자꾸 게을러 진다.

여자가 이라믄 우짜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