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놔놓고 채소값만 16000원이 들어갔다. 토란대, 양파, 표고는 집에 있었고
콩나물, 녹두나물,무우, 고사리, 파값만 16000이 든거다.
요새는 소고기국을 한번 끓이려면 한오만원이 든다.
영감은 소고기국은 아무리 먹어도 좋다고 하니 가끔씩 큰 솥으로 끓인다.
그렇게 끓여놓고 나면 나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서 한 열흘만 쉬다 오고 싶다.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하늘을 바라보고 나무를 보고 물을 보고 노을을 보고 오고 싶다.
마음으론 백번을 생각하지만 겁이 많아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집앞 작은 점포에서는 사과를 과수원에서 사와서 박스를 만들고 남는 사과는 싸게 판다
나는 오늘도 작은 손자 주먹만한 사과를 사왔다. 그것도 한 박스를....
아침으로 깨끗하게 씻어 껍질채 베어물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지 않을까 싶어 사 놓으니 좋다..
큰건 한번만에 다 못먹으니 접시에 담아놓다보면 색갈도 변하고 그러다가 버릴때도 있고 하는데
이건 한번에 다 먹으니 깨끗하게 처리되니 좋다.
내 평생 냉장고에 이렇게 사과를 많이 넣기는 처음이다. 아이고, 우리 부자다... 한다.
국은 냉장고와 냉동실에 나누어 넣어 놓았다.
혹시 아들놈이 오면 줄까 전화해보니 손자놈 유치원 졸업식 하고 있단다.
보내온 사진을 보니 무슨 패션쑈를 하듯이 아이들 옷이 이쁘기도 하지만 몇가지로 바뀌었다.
유치원졸업이 참 대단타. 사각모를 쓰고 인물이 훤칠한 손자놈을 보니 기분이 좋다.
언제까지 손자놈을 볼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 이쁘게 크고 이다음 커서 큰사람 되어라....
손자놈, 할매, 저 이만큼 컸어요, 많이 컸어요 한다.
니가 나중에 크면 할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지 알거야.... 잘 자라라.....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