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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고맙다

지나19 2023. 3. 24. 23:24

한약으로된 약을 사고 속옷, 양말, 조미료, 봄바지 등등.....

박스안에 공기를 빼가며 야무지게도 넣었다.  꼼꼼한 영감이 박스 포장은 잘 한다.

2키로도 안되는 화물이  비행기로 가게 되니 운송료가  이십만원이 훌쩍 넘었다.

 

삼십여년전  꽃동네 봉사자로 활동하던 형님을 만났는데   자주 만나다 보니  그 형님이 너무 좋았다.

하루는 형님이 일하시는데로 찾아가서 " 형님이라 해도 되요? "  하고 물었다.

그당시의 나는 남에게 형님이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을 사귈때는 절대로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

핸디켑이 많아서 였는지  이상하게 내가 먼저 다가가기가 그렇게 어려웠다.

그러던 내가 처음으로 형님으로 부른이가 생겼다.  하느님을 끔찍이 모시는 그 형님 덕택에 갈대처럼 흔들리던 내 믿음이

이젠  조금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하느님을 체험하고  성모님을 체험하고  내 숨은 생각까지 다 아시고

나를 깨우쳐 주심을 알았다. 그러던중 어느날 형님은  남편이  계시는 미국으로 떠나셨다.

 

그렇게 멀리 떨어졌어도  형님은 내 손을 놓지 않으셨다.  나는  그렇게 멀리 떠나시니 이제 우리의 인연은 끝났나 보다 했는데  형님은 그 멀리서도 날 혼자 두지 않으시고 내가 또 흔들릴까봐  걱정해 주시고 기도해 주셨다.

어쩜 이런 인연이 있을까?  참 고마운 일이다. 커피콩은 죽을때 까지 보내주겠노라고 하신다. 영감은  그 형님이 보내주시는 커피콩을  갈아내려 먹는다.

사람의 인연은  참  알수가 없다.  돌아가신 큰 언니는  쓸데가 없다 하면서 나한테 현금을 보여주더니   내가  쓸데 없으면 

나도 한푼 줘보란 말에  아직 정신이 있어  못주겠다 하더니  정말 언니도 못쓰고 돌아갔다

그런데  미국가신 형님이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용돈을 보내 주신다. 

이젠  돈을 쓸래도 쓸데가 별로 없다. 옷도 많고 뭘 먹으려도 예전의 삼분의 일정도 밖에 못 먹으니  뭘 사먹기도 그렇고

아들이 고기를 사주니 냉동고 안엔 고기도 있고 지난번 대구알도 싸게 많이 사 넣어 놓아서  나는  냉장고 문을 열면서

아이고, 우리 부자네~~~~  한다.  말대로 되라고  일부러 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두 늙은이 한테는 넘친다.

 

마침 형님이 돈을 보내오신김에 은행에 가서 비자금 통장을 하나더 만들었다.

젊을때부터  내가 돈을  관리 하다가  지금을 생활비가 모자라면 남편에게 달라 하게 되는데 달라하기가  싫다.

달라하면 아무말 없이 잘 주지만 그래도 나만의 자금이 좀 있어야지 싶어서 창구의 아가씨께  비자금 통장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했다.

요즈음은 통장 발급 하기도 어렵다하더니  그래도 통장을 하나더 만들고 아껴쓰고  적금도 타면 넣어놓고 할 요량이다.

이 불경기에   나는 부자다 하고 사람도 잘 없을건데  나는 아직은 괜찮은 모양이다.

형님이 고맙고 영감이 고맙고  아들들이 고맙고 며느리가 고맙고  뽀뽀해주는 작은 손자놈이 고맙다.

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