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기 힘든 병에 걸려 버렸다.
어제 저녁 미사참례 할려 했는데 작은놈이 온다고 해서 내일 일요미사 가지 하고 작은놈과 저녁을 먹었다.
사십대에 벌써 당뇨가 와서 힘들게 식단조절을 하는 놈이 고기는 실컷 먹어도 된다며 아부지 좋아하는 빵까지 사 가지고 왔다. 넷이서 삽겹살 십인분을 먹는다. 아들놈과 며느리는 둘다 고기는 잘 먹는다.
이렇게 가끔 와서 고기를 같이 먹고 내가 집에 있는 음식을 싸 줄라면 질색을 한다.
식단 조절을 얼마나 독하게 했는지 아들놈 얼굴이 헬쓱하다. 산더미 만 하던 배가 쏙 들어가고 허리가 잘룩해졌다.
근데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러워 며칠전엔 응급실까지 갔다왔다 한다.당뇨 약 때문이라 한다.
마음이 아프다. 아들놈 당뇨치료 하면서 살도 뺀다고 식단관리를 얼마나 혹독하게 했던지 밥을 안먹는다고
내가 소고기국을 가져가라 하니 그것보면 밥을 먹게 된다고 안가져 갈려 하는걸 억지로 주어 보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며느리가 잘 돌본다고 걱정 하지 마라 하는데 젊은 아이들이 의사말만 들으려 하니 의사는 살을 더 빼라 한다는데 그만 빼라고 시켰다. 아이구........
성당의 미사가 줄어들면서 교중미사는 너무 복잡하다고 해서 저녁미사 가자 하고는 또 티비에 빠져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확실히 레지오를 그만두면서 미사와 기도 하기가 힘이 들어지긴 했다.
그리고 코로나로 외출이 힘들어진후부터 나도 외출하기가 싫어졌다. 영감처럼 하루종일 집에 들어앉아 있다가 해가지면
후회하는 것이다. 걷기 운동이라도 해야 되는데 아픈 허리 무릎이 성가시니 걷는것 조차도 싫어진 것이다.
혼자서 자연을 감상하며 산책 하는걸 정말 좋아했는데 이젠 집에 있어도 시간이 너무잘 간다.
미사는 가야 되는데 이래서 어쩔꼬?
여자가 이리 게을러서 우야겠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