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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계절

지나19 2023. 3. 30. 22:24

무릎이 너무 아팠다. 운동을 안해서 그런가 싶어  오랫만에 시민공원을 가기로 했다.

배낭을 메고 스틱을  짚고 휘청거리며 걸어가는데 스틱을 짚고 가도 온 다리가 다 아팠다.

계속 이렇게 아프면  어쩌나  걱정을 하며  가는데  공원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 있었다.

박태기나무꽃도 풍성하게 피었고 목련, 조팝나무, 철쭉, 팬지,  광대나물도  꽃이 무성했고

갈퀴나물도 꽃을  피우고 민들레, 냉이꽃, 벚꽃은 구름처럼 피었고  물가엔 벌써 창포가 피어 있었다.

3월 말인데 창포가 피다니.....  집에오니  겹벚꽃도 피고 있었다.

지난겨울  죽은줄 알았던  무화과 나무도  그 모진 추위를 견디고 싹을 티우고 있었다.

 

내 마음이 많이 아플땐  그 작은 꽃 하나하나가 눈물이 되었었다. 어쩌면 그렇게 애틋하던지....

민들레도 사람들의 발길이 많다보니  땅에 바짝 엎드려 별처럼 피어 있었다.

그래, 나도 너처럼  견뎌 볼거다  하고 살다보니  이젠 늙은 할매가 되어 있는데  그래도 내 생애 지금이 제일 편한것 같다.

방학숙제 다 해놓은 아이처럼  이제 조급 할것도 없이  편안히  쉬며  하느님께서 부르시면 기쁘게 가리란 생각을 한다.

 

돈을 벌지 않아도  냉장고엔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도 끊어지지 않게 들어앉아 있고  비싸서 못먹던 우유도  12팩이나 사 넣어 놓았다.  사과도 과일칸에 가득 들어앉아 있고  영감먹으라고 빵도  많이 사 넣어 놓았다.  

소고기는 큰놈이  지 아부지 좋아한다고  자주 사다 나르고  이번 빵은 작은놈이 사 주었다.

살이 잘 찌는 나는  먹는게 많으면 불안하고  또  먹을게 없으면 입이 심심하다.  그래도 요즈음은 먹는걸 조심하니   허리 

라인이 나오는것 같아  무릎에도 부담을 줄이려  더 조심하려 한다.

 

예전 젊을때 돈을 벌때  어쩌다가  병원을 가면  액자에  돈보다는 건강이 중요하단 글을 보며  내 속으로  돈만 있으면 아파도 병원에 가면 되지  했는데  늙어보니 역시 건강이 제일이다.   병이 들면  고통 스럽기도 하지만 생활의 질이라고 할것도 

없이  차라리 죽었으면.... 할것 같다

성당 같이 다니던 자매들과의 모임도 탈퇴하고 말았는데  내 건강이 그들에게 폐가 되기 때문이었다.

스틱을 짚고도 기우뚱거리며 걷는게  부끄러워 성당도  잘 가지도 못하는데....

나보다  쌩쌩한 할머니들도 얼마나 많은데 동안인 내가 스틱을 짚고 가는게 부끄러워 성당도  망설여진다.

날씬하면서 스틱을 짚는것도 아니고 뚱뚱한 사람이 스틱을 짚으니까  사람들은 무심하게 살빼라 하는데 

그 소리가 듣기 싫은 것이다. 누구는 빼기 싫어 안빼나?  날 생각해서 해 주는 말들이  나에겐 상처가 된다.

물론  예사로 들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상처가 되기도 하니   성당가는걸 주저 하게 되는것이다.

 

모든걸  다 내려좋은 지금은  이렇게 이쁜 꽃들도 무심히 쳐다본다

득도한 사람처럼 .......   다 그런거지.....

 

그나저나 폐렴이 왔다는 손자놈과 기침이 덜어지지 않는 내 아들이 걱정이네.

자식 걱정은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거지.   그런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