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 계세요? " "집이지 " " 조금 있다 갈께요 "
짜쓱, 엄마가 집에 없으면 오지 않는다. 아들놈들이 아부지 하고도 잘 어울리련만 내가 없으면 오지 않는다.
점심을 집에서 먹자 하니까 아들놈, 엄마 아버지 외식 시켜 줄라고 시켜 먹자 한다. 집에는 소고기국도 있고
어제는 쪽파와 김까지 무쳐 놓았는데 기어이 시켜먹자 해서 오랫만에 아구찜을 먹자 했다.
아구찜 중이 32000원이고 배달비 까지 34000원이다.
늙은 우리는 돈 아까워 벌벌 떨며 못사먹는데 아들놈이 그걸 헤아리는지 가끔씩 와서 이렇게 사 주곤한다.
정말 오랫만에 아구찜을 먹었다.
그제 끓인 소고기국을 싸고 파와김을 무친 반찬을 또 싸고 대구알 두 덩어리 까지 보냈다.
그래도 손에 뭘 들려 보내니 기분이 좋다.
온 식구가 감기를 하니 며느리가 반찬할 여가가 있겠나 싶어서다.
우리 어릴땐 그먼 학교를 친구들과 또는 오빠와 걸어갔는데 요즈음은 세상이 무서우니 아이 혼자 못보내고 데려다 주어야 한다. 큰놈 학교 보내고 작은놈 어린이집 보내고 잠시 쉬면 큰놈이 오고, 또 잠시후 잘은놈 데려오고, 또 잠시후엔 큰놈 태권도도장에 보내고...... 온 식구가 바쁘다.
나는 아이를 낳기만 했지 키우질 못했다. 그래서 그렇게 힘든줄은 몰랐다. 그때는 지금보다야 수월했겠지만...
실제로 작은놈이 국민학교 3학년때 부터 서울할매는 미국 가시고 애들은 학교갔다온 낮시간은 지들끼리 있었다.
라면도 끓여먹고, 내가 준비해놓은 점심을 먹고..... 비가 와도 우산한번 못가져다 주었지만 애들은 잘 커 주었다.
그렇게 방목한 아이들이 잘 커준게 미안하고 고맙다.
이전 주일은 부활절 전 행사와 부활절 미사가 있어 바쁘다. 다 참석 할려면...
가능한한 매 미사를 드리고 조배도 해야겠다.
이만큼이라도 견딜수 있게 해 주심이 감사하다.
하루를 마감하며 뒤돌아보니 오늘은 정말 잘 못보냈다 날씨탓인지 몸이 쳐지고 잠만오니 염감 밥 겨우 주며 나도 먹고....
고양이란놈은 계속 내 손길을 달라하는데 전에는 이렇게 심하진 않았는데 계속 내 옆에 있을려 한다.
야옹아, 자는 잠에 가거라. 엄마보다 먼저 가거라, 그래야 니가 고생하지 않는다......
정말 야웅이를 보내고 영감을 보내고 내가 가야 되는데........
야옹이놈 살빠진걸 보면 마음이 좀 편치 않타. 많이 늙었는가 싶어서.....
잘 해주지 못해서 이젠 빨리 좋은나라로 가서 편안히 살아라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다 보니 나는 온통 미안하기만 하다. 야옹이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지인들에게도......
빚은 언제 갚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