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을 나서다 말고 다시 들어와 스틱을 들었다.
아무래도 걷기가 힘들다. 동네 야산에 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아파트 사잇길로 천천히 걸어갔다.
빨리 걸을수가 없다. 비싼 아파트 인데 조경은 별로다.
성전을 들어서니 예수님 고상은 보라색 천으로 싸여 있고 리모델링 한 성전은 화사하고 깨끗했다.
14처에도 조명이 들어오니 그럭저럭 볼만 했다.
성당에선 오늘이 예수님 돌아가신 날이고 사흘뒤 일요일에 다시 부활 하신날로 정하고 행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박해를 당하며 돌아가신 그 순간을 14개로 쪼개어 묵상기도 하는걸 14처기도 라고 하며
오늘은 성 금요일로 정하였다. 종교를 떠나서 나는 예수님께서 자기의 사상을 지키기 위하여 죽음도 마다 않으신
그 신념을 존경하고 따르려 하고 기린다는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예수님요, 부활절 미사는 못 옵니데이.... 죄송합니더...
마침 오랫만에 만난 자매님께 " 아무리 사꾸라지만 오늘은 와야제..." 하니까 " 언니는 사꾸라 아입니더..." 한다
몸이 아프면서 신앙생활은 아무래도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어떤 나이 많은 자매님은 "수술해라, 수술하면 안아프고 잘 댕긴다 " 한다." 아이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될수 있으면 수술 안할라꼬예..." " 날 받아놓은것도 아니고 그만 받아라 " 하셨다. 근데 수술은 정말 하기 싫다.
오래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세상은 어지럽고 얼마나 살지도 모르겠고 수술하고 고생하는것도 싫고.....아픈것도 싫고....
그럼 우짤래?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