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다.
손자놈에게 축하전화 한다고 하니 며느리가 점심때 오겠단다.
어린이날 비바람이 분다고 하기도 하고 내 무릎때문에 외출도 힘들고 에고 돈으로 해결하자 하고 기다렸다.
아들놈은 지아부지 좋아하는 갈비찜으로 점심을 시키고 며느리는 빈 그릇을 내어놓고....
큰손자는 초등학교 들어가더니 제법 의젓해지고 작은 손자놈은 계집애같은 말투로 내 혼을 빼놓는다.
지난번 사준 오리젤리는 너무 예뻐서 먹지를 못하겠다 하는 두 손자놈, 젤리를 도로 가져왔다.
어느분이 큰 손자를 보고는 10억 짜리니까 잘 키우이소, 하두만 작은놈은 20억 짜리다.
앞짱구 뒷짱구인 이 놈은 머리가 참 좋은것 같고 단어를 쓰는걸 봐도 잘 하는것 같다.
그라믄 뭐하노? 우리는 쪼매 있으면 죽을건데.....
영감이 슬쩍이 나가더니 은행에 다녀 오는 눈치다.
큰 놈에게는 오만원, 작은놈에게는 삼만원을 준다. "아이고, 영감 돈도 없는데 그리 많이 주능교? 고맙구마! "
큰 손자놈 " 우와, 엄마! 다섯개예요, 우와~~~ " 인제 돈을 쪼매 아는 모양이다.
가면서 며느리가 슬그머니 봉투를 준다. 어버이날 봉투다.
가만, 어버이날, 두영감 할배 생일, 명절두번. 일년에 네번 용돈을 받네.
그래, 주는 저들도 준다고 욕보고 받는 우리는 받아도 받아도 모자란다. 아껴써야 되고 그래도 고맙다.
사니 안사니 하지않고 둘이서 잘 살아주니 그것만 해도 고맙다.나도 시부모께 불효 한 몸이 뭘 바랜다꼬!
작은놈은 내일낮 점심 같이 먹자고 온다고 한다.
이렇게 안해줘도 어쩔수가 없는데 아무것도 물려준것 없는 우리에게 밥 사주고 돈 주고 하니 고맙다.
내일 점심먹고 나면 추석때 까지는 새끼들 보기 힘들겠네
늙으니 시간이 많아지니 기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나고 몸은 컴 앞에 앉아있고...
마음을 바꾸자.... 할일도 많이 줄어들고 기도 할수 있는 시간은 많아졌구만.........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성모님. 기도 할 마음을 좀 주시이소, 죄송합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