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야웅~~~
짜쓱이 또 새벽부터 깨운다. 억지로 일어나 마루로 나오니 이놈의 짜쓱, 문갑옆에 한무더기, 냉장고 옆에 찔끔,
" 이놈아! 이건 또 머꼬!"
일어나자 마자 이놈의 자식이 행우질 해놓은걸 치우고 나니 이 놈이 내 눈치를 슬슬 보더니 베란다로 나가 버렸다.
날 깨울때는 따신물 달라고 깨웠는데 따신물도 밥도 다 날라가 버리고 베란다로 도망간 것이다.
급식은 자율급식으로 주는데 이놈은 꼭 밥이 많이 남아 있어도 새밥을 달라한다. 그래서 하루에 세번 나눠줄까 하다가
그놈 먹는것 보면 찔끔먹고 조금있다가 또 먹고 하는것이다. 하루에 몇번을 먹는지 모르겠다.
처음 사료를 사 줄때 내딴에는 좋은것 멕인다고 royal canin 인가 뭔가 비싼걸 먹이니 도대체 먹지를 않았다
사료를 바꾸고 바꾸면서 " 야, 이놈아! 니 엄마가 길고양이인데 니가 뭐라꼬 이 좋은 사료도 싫다카노?" 하며 먹일라했지만 도대체 까다로워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래 싼걸 먹여보자 하고 싼걸 사다 먹여보니 어라, 이건 잘 먹네?
그래서 밥을 많이 남기면 새밥통에 부었다가 나중에 새밥과 섞어 먹였다.
따듯한 물을 먹게 된 사연은 이렇다. 어느 추운 겨울, 야옹이가 찬물을 먹는것을 보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춥다고 따듯한 물을 마시고 먹는것도 이것저것 오만걸 다 먹는데 이놈은 사료하고 캔, 캔도 어떤건 냄새만 맡고
안먹고 츄르도 두어번 받아먹고 버리고 하니 요즈음은 오로지 사료만 준다.
이놈이 사료외 먹는건 한우 신선한것, 그것도 대여섯점. 오징어 버터구이. 신선한 생선회 서너점, 그게 전부다.
소고기도 수입 소고기는 절대로 안먹는다. 부엌에서 고기써는 소리를 듣고 가까이 오는놈에게 냉동으로 썬 수입고기를 주면 이놈은 고랑지가 빠져라 하고 베란다로 도망을 가 버린다. " 야이놈아! 니 안묵는거 우리는 묵는다! " 했다.
그렇게 음식을 가려서 그런지 이놈이 올해 스무살인데 아직 병원은 중성화 수술 할때 뿐이다.
그래서 따듯한 물을 한번 주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따듯한 물을 달라고 소릴 질러댄다. 그래 먹어라 하고 주다보니 한여름에도 따듯한 물을 달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놈 입을 벌려서 이를 보니 송곳니에 상처가 좀 나 있었다.
그래서 이가 시린가 보다 하며 뜨듯한 물을 주게 되었는데 한참있다 보니 이빨도 괜찮은것 같은데 그래도 따듯한 물을 고집하는데 가끔, 아주가끔은 아무말 없이 찬물을 먹어주기도 한다.
처음엔 실례를 해 놓으면 미안해 하는것 같았는데 요즈음은 미안해 하지는 않는것 같고 내가 꾸중을 하면 베란다로 도망을 가버린다. 아이고, 언제나 저놈에게서 해방될꼬? 미안하지만 이제는 좋은곳으로 가기를 바란다. 나도 이젠 손놀리기도 힘이든다.청소기도 영감이 돌려주니 망정이지 나는 요즈음 할매같지 않게 왜 이리 마음보다 몸이 먼저 가버리는지.....
아이고, 야옹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