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엄마 뻐얼건 루즈 좋아하제? "
내 입술색갈은 엄마를 닮아 푸르죽죽 하다. 심장이 약해서 그런지 하여튼 밝은 색이 아니고 짙은 색이다.
그래서 루즈를 고를 때는 까다롭게 고른다. 기름기가 없이 완전히 입술을 커버할수 있는 루즈를 고른다.
작은 언니는 내게 까다롭다고 잔소리를 했지만 알고보니 니가 그럴만도 했겠네 하고 이해해 주었다.
그러다보니 내 얼굴엔 짙은 붉은색, 짙으면서도 채도가 약간 높은 그런색이 어울렸는데 그 색갈은 내
얼굴에도 어울렸지만 사람들의 관심도 모으던 색갈이었다.
아들놈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엄마선물을 고심하다가 이제 떠난다면서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다.
" 아이다, 엄마는 인제 빨간 루즈 안바른다" "왜? " " 엄마는 이젠 늙어서 붉은 루즈를 발라도 추접고 화운데이션을
발라도 추접어서 인제 화장 안한다. 엄마는 인제 그래 돼삣다 " " 우야노?"아들놈이 우야노? 한다.
인생이 다 그런거지, 우리거는 신경쓰지 말고 너 장모거나 신경써라, 장모는 아직 젊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니...
아이를 낳지 않고 사니 여행갈 여유도 있능갑다. 왕복 비행기는 마일리지로 가고오고, 며느리가 영어, 일어에 능통하니
잘 다녀 올것이다. 장가안간다 하더니 저리 이쁜 며느리 한테 아들놈이 마음을 빼앗겨 버렸는지...
9 살이나 많은 지 신랑에게 며느리는 "이쁜이~~~~" 하고 부르는걸 보면 처음엔 우스웠지만 이제는 고마운 생각을 한다
화장을 한 날보고 이쁘다 하면 나는 화장빨 이라고 한다 요즈음은 화장 하나로 사람이 완전 바뀌어 버리는걸 유튜브에서
많이 보았다. 작은놈 결혼식때 큰 며느리가 혼주화장을 예약 해 놓았다고 가자해서 전문가에게 맡겼더니 정말 차만 할매로 만들어 놓았다. 내가 봐도 내가 아닌듯.... 온화하고 고상한 할매가 되어있었다. 화장의 요술이 신기했다.
칠십이 지나니 화운데이션 화장하고 붉은 입술을 한 내가 보기가 싫었다.
이젠 맨 얼굴에 해가날땐 썬크림을 바르고 엷은 색갈로 입술을 바르고 나간다. 할매는 할매 다워야지....
몸도 할매, 마음도 할매, 그래도 얼굴이 제일 안 늙는다. 영감, 달띠이도 인제 자꾸 구름이 끼이고 해서 훤하지도 안하구마, 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