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그렇게 헤어지는거지...

지나19 2023. 10. 24. 10:34

아니, 저건?  깜짝 놀랐다.

아주버님 입관식에 들어가니 아주버님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이 스님처럼 민둥머리에

피부색은 유난히 노래 보였다.  시신을 어른들 보내면서 몇번 봤지만 이런  충격은 처음이다.

우리 시어머니는  입관식때도 얼마나 이쁘시던지 나는 어무이 얼굴에 볼을 맞대고 울었었다.

무섭지도 않았고 어머니께 불효한것 미안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어머니를 붙들고 실컷 울고 싶었는데  식구들 눈치 보느라 지대로 울지도 못했었다.

동서 시집이 무섭다더니  눈치도 없는내가  동서 눈치를 다 보고...

 

그렇게 장례식장에서 가르쳐 주는대로 예를 드리고 마침내 장지로 향했다.

화장장 밖에는 바람이 몹시도 불어 나뭇잎들이 떨어지고  고인을 그 불구덩이에 밀어넣고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모두가 예상하고 각오한 일이지만   무덤덤 했다. 

아버지 돈을 다 가져가고도  어려운 형제 하나 도와줄줄 모르고, 밥 한번 살줄 모르고  그래도 절에 다닌다고 열심히 댕기두만.....  

장례식장엔  동서가 다니는 절에서 나왔다며 스님 한 분이 오셨는데  내가 볼때는 염불 읽어 주러 다니는 땡중 같았다.

오동나무목탁이라며  사십만원 짜리라며 목탁을 두들켜 패는데  목탁이 깨지는줄 알았다.

목청이 얼마나 좋던지, 천수경 , 반야심경  염불해주고 , 우리형님은 스님의 염불덕에   아주버님이 극락으로 떠밀려 올라간다고 기분 좋다 하시며 거금 삼십만원을 주었다.영락없는 구식  할매다

 

스님의 목소리가 우렁차야 고인의 몸을 밀어주어 극락으로 올라간다는 이 웃픈얘기에  할 말을  잊었다.

장지는 시어머니, 시아버지의  무덤옆에 평토장으로 하기로 했다 한다.

그 자리는 내가 말은 않았지만 우리 영감이 죽으면 내가 묻어주고 싶어했던 자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영감이 죽든 내가 죽든  낙동강이나 부산 앞바다에 뿌려질 것이다. 

아이들이 찾아 온다고 번거럽지 않게 우리는 납골당도 마다하고 그리 하기로 했다

제사는 지내라 했다. 그래야 바쁜중에도 한번씩 만나서 정을 나누고 죽은 에미를 애비를 그리워하든, 욕을 하든.....

 

그렇게 돌아와 한 사흘을 고생했다. 영감도 입술이 부르트고  나는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몸은 온 몸이 아프고.......

그래 갈걸  있는돈  좀 나눠주고 가지.  근데 조카놈이 더 무섭다. 우리가 가면 귀찮아 하는 그놈 심성이 눈에 보이니

이제 갈 일이 없을것 같기만 하다.   그래 이래 떠나고 이래 헤어지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