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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첫번째.

지나19 2025. 1. 8. 09:30

오늘을 우리 야옹이 얘기를 좀 하고 싶다.

야옹이가 오기전  작은놈이 회사앞에  작은 고양이가 있더라며 데려 왔는데  아직 젖도 떼지 않은 꼬물이 였다.

검은 얼룩무늬가 있는  그 작은 놈은 내 스웨터 주머니에  들어가서 잠을 자곤 했다.

그때는 사료도 모르고 화장실도 모를땐데  나는 베란다 바깥문을 열어놓고  밥도 우리 먹는 밥에다가 생선을 올려주면

밥도 잘 먹고 맛이 좋을때는 냠냠 소리를 내면서 먹었다, 내가 안아주면 기분이 좋은지 가르릉대면서  날 쳐다보는 눈빛은

지금도 잊을수 없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눈빛이었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그 눈길이었다.

우리는 이름을 꼬맹이라고 지어주고  그놈은 베란다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올라오고 하면서  온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다. 내가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그놈은 찻길까지 나를 따라 왔다.  참 희안한게  그냥 길로 버젓이 걸어 

오는게 아니라  주차해 놓은 차밑으로 걸어서 올수 있는데 까지 따라오다가 되돌아가곤 했다.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며  이놈은 베란다로 뭘 잡아오기 시작했다. 두더지를 잡아오고, 새를 잡아오고  한번은  톰과제리에서 본 새앙쥐도 잡아왔다. 난생 처음본 귓바퀴가 동그란 새앙쥐가 얼마나 이쁘던지  우리가 키우자 했는데  이놈이 놓쳐버렸다.  아파트 마당에서 병아리를 갖고 놀던 아이에게서 병아리를 채 왔는데  병아리를 꽉 물지 않고  데리고 와서  다시

돌려준 일도 있었다.  이놈이  베란다로 올라오면  나는 넓은 비닐 봉지를 벌리면 알아서 비닐 봉지 안으로 들어와 앉았다.

그러면 나는 그놈을 안고 그놈은 당연히 내 막내 아들이 되었다. 그리고 그놈은 사랑스런 눈빛을 한없이 보내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놈이 집에 오지 않았다. 처음엔 하룻밤 외박하더니  얼마 있다가는 이틀, 삼일씩 외박을 했다.

집앞 차밑에서 다른 암놈 고양이와 나란히 엎드려 있는건 보았는데  어느날 부터는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꼬맹이를 찾으러 온 동네를 헤메었다.  수위 아저씨는 시장통에 있는 아저씨가 부전시장에 갖다 팔았다고도 했지만 알수가 없었다. 그렇게 꼬맹이를 잃어버리고   나는 그만 우울증이 오고 말았다.  밤하늘의 별을 보고울고 파란 하늘을 보고 울고

어디 마음 기댈데가 없었다. 꼬맹이가 내게주던 그 눈빛은 아무데도 없었다.  그 눈길을 받고 싶었다.

나중에는 공황장애까지 왔다. 알거지가 되다시피해서 들어온 작은 아파트는 난방도 잘 되지 않았고  춥고 더웠다.

도대체 살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고양이 카페를 들어가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을 받았다.

데릴러 가니 그놈은 벌써 젖을 떼고 뛰어다니는 아이였다.  데리고 오는데 얼마나 울고 내 손을 물던지   그래도  나는 그놈에게서  예전의 꼬맹이의 눈빛을 기대하며 비로소 고양이 물품을 구하고 이름을 야웅이라고 지어 주었다.

같이 오래 오래 살자고  중성화 수술까지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