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모임이 아직도 안되고 있다. 전화로 보고를 받고 나는 서기 회의록과 단장 회의록에 기록한다.
나때문에 호도반납 될까봐 어쩔수 없이 단장을 맡고보니 내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야 된다.
단원 카드도 사물함에 갖다 놓아야 되는데 이 아픈 무릎에 등산 스틱을 집고 성당에 갈 생각을 하니
끔직 스럽다. 산에야 그럭저럭 가지만 성당엘 가면 보는 눈이 얼만가? 보는 사람마다 살만 빼면 안아프다 한다.
그럼 날씬한 사람은 왜 아픈가? 늙으면 관절 아픈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늙으면 불편하다 생각했지만 이젠 육의 아픔까지고 견디며 살아야 하니 자식들 힘들게 할까 걱정일 뿐이다.
어제도 스틱을집고 뒷산 이리저리 다녔다. 나무딸기 나무가 있어 딸기가 빨갛게 익어 아픈 무릎으로 억지로
돌계단을 올라가 몇개 따 먹어보니 달고 맛이 있었다. 좀더 높은 곳엔 잘 익은 딸기가 날 유혹 했지만 겁이나서
더 올라가진 못하고 내려와 아파트 공사한다고 집을 밀어버린 공터를 가보니 장록이 아닌 비슷하게 생긴, 잎이 넓은
장록 비슷한 풀이 많이 있었다. 그게 무슨 풀일까?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힘들다. 이 그냥 가지고 노는 실력으로는
너무 어려워 답답하면 작은놈을 불러서 호소하고 작은놈은 이 에미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곤 해서 이렇게 블로그도 하고 카페도 하고 고스톱도 하며 사는 것이다. 매실나무 아래를 보니 떨어진 매실이 제법있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억지로 담아오니 그래도 900g이나 되었다. 병에 넣고 설탕을 뿌려 놓았다.오늘 오후엔 보리수 빨갛게 익은 보리수만 골라 따 올까 싶다. 큰 호두나무가 있는데 집이 있을땐 호두가 제법 많이 열리더니 그 나무아래 가 보니 크지도 않은
호두들이 수없이 떨어져 있었다. 역시 사람의 손길이 없어진 곳엔 나무도 열매가 많이 달리지 않는걸 또 확인 했다.
역시 생명있는 모든것들에겐 사랑이란게 필요한 것인가? 사람의 눈길이 필요한 것인가?
들판의 잡초는 또 무엇으로 사는가? 창조주의 창조의 오묘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들놈은 엄마가 반찬 만들어 놓은것 가져가라해도 퍼뜩 오질 않는다.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이젠 반찬 따위는 안 만들거라고,나는 26에 결혼해서 김치도 내가 담고 반찬도 만들고 배추도 하루저녁에 스무포기를 절여 담날 아침까지 김치를
담아 형제들께 나누어 주곤 했다. 그걸 생각해 보면 이젠 내가 해주지 않아도 실컷 해 먹을수가 있을 것이다.
요새는 컴퓨터를 찾아보면 충분히 만들수 있을 것이다.
늙으니 죽을 먹으면 속이 편안해져서 그제는 아몬드와 케슈넛을 갈아 넣어 죽을 끓였더니 아주 고소하고 맛이 있었다.
다음엔 콩도 섞어서 끓여 봐야겠다.
일요일인데도 무릎이 너무아파 성당엘 못가고 유튜브로 미사를 드렸다.
성체는 모시지 못하지만 하느님, 예수님은 항상 내 안에 나와 함께 께신다고 믿으니 굿이 성당까지 가지 않아도 마음에 걸림이 없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성모님, 생명있는 모든것들에 자비를 베푸시어 그들이 행복하게 하소서,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