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에 잠이 깬다. 야옹이란놈도 내 기척을 듣고 일어나라고 야옹 한다. 그놈에게 따끈한 물을 준다 .
허겁지겁 마시는걸 보니 목이 많이 말랐나보다. 한여름에도 따듯한 물을 고집하는 놈이 이해가 안간다.
고양이란놈이 원래 따듯한걸 좋아 하는줄은 알지만 아무리 더워도 이놈은 따듯한 물을 고집한다.
그런데 내가 아플땐 물그릇에 놓아둔 물이 식었어도 그럴땐 또 아무말없이 그냥 찬물을 먹는걸 봤다.
동물 조차도 상대의 아픔을 알고 배려 해줄줄을 아는걸 보게 되었다. 내가 무릎을 절뚝거리며 다니는
것을 본 그놈이 요즈음은 내 무릎에 올라 오길 꺼린다. 올라와도 조금 있다가 내려간다.
이러니 내가 그놈을 좋아할수 밖에 없다. 아무리 털이 날려도 탓 할수가 없다.
하늘이 컴컴해지고 천둥이 치고 비가 많이 내리니 엄마 걱정은 역시 아들 뿐이다.
큰놈에게 전화 하고 작은놈에게도 전화를 한다. 뭐 하나 해줄순 없지만 엄마의 이 간절한 마음을 잘 알것이다.
큰놈은 팔월 말이면 둘째가 태어나니 마음도 바쁠것이다. 돈이 들어서 둘은 안낳겠다 하더니 어찌어찌 들어선
그놈은 또 아들이고 초음파 사진으로 본 그놈 얼굴은 지 형과 판박이다. 며느리가 머스마 셋 키운다고 욕보게
생겼다. 속깊은 그 아이는 잘 키워 낼것이지만 이 혼란한 세상에 나오는 그놈을 생각하면 마음이 좀 그렇지만
하느님의 섭리를 인간이 어떻게 알겠는가? 세상이 이렇게 시끄러운데 저놈을 내어보내시는데는 하느님만
아시는 그놈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리라 생각하고 기쁘게 맞이 하기로 며느리와 둘이 얘기 했더랬다.
서울시장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시끄럽다. 원인은 역시 미투다.
아름다운 가게를 만들고 서민들을 걱정하던 사람이 미투라니....... 남자들의 속을 도대체 모르겠다.
아무리 남자는 발산의 동물, 어쩌구 저쩌구 해도 사람은 이성을 가진 동물이 아닌가?
부하 직원에게 그런 추태를 부리면 부끄럽지 않을까?나 자신에게도 떳떳지못한 사람이 그 많은 서울 시민들을 위해서
제대로된 통치가 가능할까 싶다. 참, 사람의 내면은 알수가 없다.
앞뜰의 무화과 나무는 잎만 무성하고 무화과는 몇개 열리지도 않았는데 무화과가 봉굿해지고 약간 발그레해지는 놈은
내가 다 따먹었다. 희안하게도 올여름에는 무화과 탐내는 사람이 없고 새 한마리가 무화과 하나를 파 먹었다.
집근처 단독주택의 무화과는 주인이 어떻게 키웠는지 모르지만 무화과가 잔뜩 열려있고 그 크기도 아주 골랐다.
유튜브로 공부를 하고 내년에는 많이 열리게 키워볼 생각을 한다. 귀한 흰 고구마도 순을 내고 어제 드디어 순을 잘라
화분에다 심었다. 고구마가 주렁주렁 달리게 오래되어 못먹는 맥주와 오래된 쌀눈을 흙에다 섞고 담장에 조롱조롱 달려있던 포도 송이도 누가 잘라 놓았기에 넣어주었다. 마침 오늘 비가 내리니 뿌리는 잘 내릴것이다.
가을에 고구마 좋아하는 큰 며느리가 실컷 먹도록 좀 많이 달려주기만을 바란다.
그놈의 우한 바이러스때문에 성당을 못간지 다섯달째다. 자꾸 게을러지는 나를 탓하면서도 또다시 미사롤 놓치고 묵주기도를 하지 않고...... 성당의 미사는 정상적으로 있지만 아프다는 핑계로 안나가는 나를 내가 걱정한다. 웃긴다.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성모님, 우쨌든동 제 마음 잘 잡아 주시고
이 어지러운 세상 유행가 가사맨치로 조율 한번 해 주시이소, 고맙심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