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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다

지나19 2020. 10. 1. 13:29

추석이다.

칠십평생 처음보는 추석이다. 그놈의 폐렴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정부에서는 연신 주의보를 보내오고

명절에 서로 방문하는것 조차 자제하라 하는데.....

덕택에 어제저녁 큰놈 집에서 밥을 먹고 추석 행사를 끝냈다.

큰놈은 추석선물로  더덕을 보내오고 작은놈은 수삼을 가지고 왔다.

이젠 늙었다고  몸에 좋은것  사드리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며느리가 송편을 주어서 송편 맛까지 보게 되었다.

남편은 수삼을 우유에 갈아먹자 해서 이번에 새로 장만한 믹서기에 갈았더니 아주 보드랍게 갈려서  먹기가 좋았다.

 

그런데 애들 집에 가보면  돈을 펑펑 쓰는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깊이 생각해 보니 요즈음 젊은 사람들과  우리같은

늙은이들의  돈 쓰는 단위가 다르다는것이 생각났다. 우리는 비싸서 못사는 것들을  그 애들은 당연하게 샀고

외식하는걸 겁을 내지 않고 전기쓰는것도 아낌없이 펑펑 쓰는걸 보았다.

돈 한푼 못주는 나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며느리 출산때  빨래를 빨아서 빨래걸이를 베란다에다 내놓고 말려도

빨래는 잘 마르던데  며느리가 집에 온후에 가보니 빨래를 방에다 널어놓고 제습기로 빨래를 말리는 것이었다.

아파트가 일층이라 볕이 잘 안든다는 단점은 있지만 내가 이십여일을 살림을 살아봤는데.......

아들은 며느리편을 들거고, 나는 할 말이 없어 남편에게만 얘기하니 남편도 지살림 지가 하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낼

필요가 없다는거다.   "맞구마!"  하고는 잊어버리자 생각했다

 

그런데 경제가 어렵다고 매달 생활비로 조금씩 주던것을 내가 " 너무 힘들면 안 줘도 된다, 어려울때는 같이 고생하자"

했더니 생활비가 끊어져서 빠듯하게 사는데 지들은 펑펑 쓰면서 내 한테는 소홀하다는 생각이 한번씩 드는거다.

뭐, 그럭저럭 살긴 하지만  한번씩 돈 쓰는걸 보면 섭섭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늙으막에 사업을  다 말아먹고  준게 없으니  자식의 도움을 은근히 기다려지는 내 자신이 미워지기도 하고.....

 

내가  많이도 늙었는지 조금만 일을 해도 피곤해서 일이 무서워진다.

 

어제본 작은놈이 그새 또 보고 싶다. 칭얼대는 놈에게 동요를 불러주면 듣다가 잠이드는 그놈을  또 내 품에 안고

등을 토닥이며 노래를 불러주고 싶고 또 내 노래로 고이 잠든 그놈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너무 피곤하다. 좀 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