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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다

지나19 2021. 1. 24. 12:25

일요일이다. 

제대로 된 일요일을 보내려면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와야 되지만 그놈의 코로나로 인하여 성당안에 들어갈수 있는

인원이  최대한 제한 되면서 나는 골수 할매들에게 양보한다는 어거지를 쓰며 성당 미사를 못드린지가  한 참이 되었다.

유튜브로도 미사를 드리지만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내키지 않아 딴 일을 하며 오전 시간을 다 보냈다.

그것도 레지오 회의록 정리 하다보니 오전이 다 지났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더니 그 말이 진리다.

기도 하기도 전보다 힘들고 묵주기도도 예전처럼 많이 하지 않게 되었다. 단원 모두가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적응 하기가 힘이 든다. 늦잠을 자게되고 집안일 조차 더 게을러 진다.

 

우리집은 그야말로 구제불능이다. 나의 게으름도 있지만 남편의 완고함을 내가 이기지 못함이 더 큰 이유이다.

근데 어제는 집을 산 작은놈집을 갔다 화장지를 들고  작은돈이나마 돈봉투를 들고....

작은놈은 기어이 데리러 오겠다고 했고 우리는 아들놈 차로 편안히 다녀왔는데  며느리, 아들놈 둘다 깔끔한 성격이  집안을 흰색으로 마감하고 커튼도 베이지 계통으로 하여 밝게 꾸며 놓았다.

애기도 없이 둘이 사는 집이라 넓고 쾌적했다.  방 하나는 아들놈의 작업실로 건반과 기타, 그외 내가 모르는 기기들로 

채워놓았고  또 다른 방은 운동기구 들로 채워놓았다. 사람사는 집 같다.

 

애들이 힘들어 할때 같이 고생하자며 내 생활비를 형평껏 달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뒤로 요놈들은 생활비는 한푼도 안주고  의무적으로 행사가 있을때에만 봉투를 내어 미는데  새끼 들에겐 돈 얘기를 차마 하지 못해  나는 쪼달리는 생활비로

사느라  하고 싶은것도  못하고  영감 눈치를 보며 조금씩 얻어 쓰는데  자식들 집에 가보면 돈을 펑펑 쓰는것 같아

섭섭해지는데........   그래, 자식도 이젠 내 손에서 떠났으니  마음을 비우자  하고 살고 있다.

내가 먹을게 없어지면 그땐  우리 두 부부 이불깔고 누워서 그대로 다음세상으로 가자 하고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 만큼 부모에게 잘 하는 아이들도 드물긴 한데  내 욕심인지....참, 내가 이렇게 살줄은 정말 몰랐다.

내 처녓적 동네 할매들은 다 잘 살거라하셨고  나는 내가 가진 핸디캡 때문에 과연 잘 살까 내심 걱정을 하며 그래도 

이렇게 살거라곤 생각 않았다.  남편을 만났을때 내 친구에게 내가 한 말은  울어도 캐딜락에 앉아서 울겠다 하면서

결혼을 결심 했던터였다. 그러나 시어른들은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은채 남편을 세상에 보냈고  주는 고기를 

다 먹고 나니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 혼자 발버둥치며 살아온 그 세월이 서러웠다. 어릴적 집에 화재가 났고

다큰 형제들은 그래도 빠져나가고 나 혼자 불속에 있었다 한다  아버지가 어찌어찌 구해 냈는데 내 손과 발, 그리고 온몸

구석구석 조금씩 남은 흉터가 나를 위축되게 했고 좋은 사람을 다 놓쳐 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왜 그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 어렴풋 짐작을 하며 다음생은 잘 살아야지 생각한다.

그리고 남편에게 고마웠다. 덕택에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될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통이 축복이라던 형님의 말을 이제야 깨닫고 그 시련을 잘 견디려 노력하며 이제사 하느님계획의 오묘함을 짐작한다.

그러나 사람들은,또 내 자식들은 나의 이런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들이나 남편이나 모두 이 이치를 깨닫길 바라지만 나는 설득할 자신도 용기도 없다. 그들도 그들이 받은 하느님의 계획대로 살아가리라

 

사랑하는 내 자식들아,  복 많이 받고 좋은 사람이 되고 큰 사람이 되어라,   손자에게 항상 하는 말이다.

손자가 예  할때까지 하는 이 할미의 말이  좋은 열매를 맺기를 바라며  내 삶을 받아들이고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거다.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울엄마 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