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바람이 많이 부네, 우야꼬? 늙은 할매 감기 걸릴라,
집으로 돌아올려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공원으로 갔다. 넓은 잔디밭을 가로 지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넓은 잔디밭을 울타리를 쳐놓고 뭘하려는건지..... 찻길로 돌아돌아 개울이 있는, 내가 기어이 보러간 영춘화가
있는 길로 접어 들었다. 개울에 모래가 쌓여 버드나무씨가 날아와 버드나무가 많이 생겼는데 나무에도 물이 오르고
있었다. 군데 군데 영춘화가 노랗게 반기고 있었다. 개나리보다 더 빨리 피어 더오래 피어 있는 영춘화를 처음 본 순간
부터 좋아하게 되어 봄이면 꼭 보려 애를 쓴다. 개울엔 물고기도 많았지만 오리도 많았고 또 황샌지 뭔지 모르지만
하여튼 다리길고 목이 긴 새도 한마리 보였다. 참 좋은 곳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이 더 애틋해져 봄에피는 작은 바람꽃이나 개불알꽃도 그냥 지나치치 못하고 마음속으로 안녕! 하고 지나가게 된다.길 고양이에게도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강아지에게도 인사를 하고.......
하느님이 세상을 이렇게 오묘하고 아름답게 만드신것이 정말 신기하다.
이 공원은 수종도 다양하고 철따라 피는 꽃들도 다양하고 여름엔 오래된 프라타나스나무 아래 앉으면 시원하게 한나절을 보낼수 있다. 이 프라타나스 나무는 예전 미군부대에서 부터 있던 나무들이다. 요즘 프라타나스를 보기 힘든데 여기서 보게되니 흐뭇하다. 시장을 갈라치면 이 공원을 가로질러 운동삼아, 또 각종 나무들과 꽃들을 보며 시장을 가기도 한다
공원을 들렀다가 마트에서 물건 몇개를 사서 케리어에 끌고 오는데 버스에 싣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기사 아저씨의 눈치를 보며 겨우 차를 타고 ,내리고...
온라인에서 살게 있고 오프라인에서 살게 있다. 이 늙은이 살림에도..... 뭐가 이리 많이 필요한지.....
손자놈이 이 할미가 직접 만들어준 요쿠르트를 먹더니 할머니 맛있어요! 하는데 안 해 줄수가 없다
오늘 저녁 야쿠르트를 만들고 내일은 작은놈을 봐주러 가야한다. 갈때 가져다 주어야지......
에고, 허리야~~~~~
누워 있으려니 살 찔것 같고 앉아 있으려니 허리가 아프고.....
어제 많이 걸었다고 오늘은 이렇게 집에 들어앉아 시간을 죽이고 있다.
이런날은 사는게 참, 허무하다.에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