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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지나19 2021. 5. 27. 19:40

아들놈이  사라던 바지락으로 칼국수를 끓여먹으니 어찌나 더운지 올해 처음으로 손풍기를 돌렸다.

내륙지방 출신인 우리 부부는 해물은 즐겨 먹지 않는데  큰 며느리는 바닷가가 고향이다보니 해물로

음식을 자주 해 먹는 모양이라 아들놈도 이젠  며느리 손맛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오늘 저녁 마트에 가서 칼국수를 사고  두부도 사고 호박도 사고 오늘길에 영감 담배까지 사서오니

안그래도 아픈 허리가  어찌나 아프던지  속으로 약이 올랐다.

혼자 말로 "누가  알겠노?"  하고 설거지 까지 마치고 나서 이렇게 넋두리를 늘어 놓는데.....

 

젊을때부터  일이란 일은 혼자 다 해야 했던게 새록새록  생각나는게.......

새벽부터 일어나 밥해먹고 출근하고 저녁에 집에오면 또 저녁해 먹으면  남편이란 사람은 티비보다가 잠자고

나혼자 청소, 빨래, 애기들 귀저귀,우유병소독, 우유물 끓여놓기, 기저귀는 또 삶아야 했다.

그래도 젊을때는  힘이 있어 당연시 했는데 이젠 시장 봐 오는일 마져 힘이드니 영감이 야속타.

반찬투정에, 밤참투정에.........   가끔씩은  나는 언제 한번 훨훨 날아볼까나  하는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티끌 만큼도 없다. 

 

어제는 시어머니 제사인데  지난주 까지는 기억을 하고 전화를 해야지  했는데 이번엔 깜빡 잊어버리고 말았다.

형님이 전화가 와서 코로나가 이리 심한데 오지마라 하셨다. 

시집가서 제사 잊어먹긴 처음이다.  작년에 그렇게도 찾았던 금계국이 흐드러 졌는데 올해는 꽃 따러갈 마음조차 없다.

오는 월요일, 예방주사를 맞을 건데 두 노인네가 고생좀 하게 생겼다.

한  일주일 먹을걸 준비좀 해야겠는데  별난영감이 까탈스러워 우야꼬 싶다. 하도 소고기 국을 찾으니 이젠 내가 소고기국을 먹기가 싫어졌다. 주사맞기전에  삽겹살이나 묵은지와 같이 구워 먹어야 겠다.

 

누가 무화과 열매를 다 따버리두만  내가 심은 콩은  손 타지 말고 잘 커야될건데....

시장상인들은 빤짝이라고 하는 이 토종 완두콩을  작년에 사먹으며 잘익은 놈을 골라 남겨 두었다가 올봄에 화분에 심었더니  스무나무 꼬투리가 달려 있다.  별거 아니지만  매일 들여다본다 점점 배가 불러오는 꼬투리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네....... 허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