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그동안 가지 못한, 아니 안간 주일미사를 가기위해 일찍 일어나 준비를 했다.
준비래야 별것없다. 세수후 마스크쓰고 안경 쓰고 옷입고 나가면 되는데....
코로나 이후 내 삶에서 참 편해진 것이 하나 있는데 화장을 하지 않아도 외출을 자신있게 한다는것이다.
피부색이 노란빛이 도는 편이어서 화장을 하면 친구들은 변장을 했니 어쩌니 놀리기도 하지만
이 노란빛이 살짝 도는 피부가 실제로도 화장발을 제일 잘 받는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누가 날보고 이쁘다 하면 나는 화장발이라고 한다. 화장이래야 로션 바르고 화운데이션바르고 코티분을 바르고
루즈를 바른것뿐, 세상 여자들이 다 나 같다면 화장품 장사 굶어 죽는다는 말을 할 정도로 간단하게 한다.
저녁 자기전엔 아는 지인이준 달팽이 크림을 바르고 아침엔 그냥 물세수만 하고 썬크림을 바른다.
요즈음은 썬크림만 바르고 외출한다. 입술색갈이 누굴 닮았는지 거무티티해서 루즈고르는 일도 간단치 않은데
이 마스크 덕택에 썬크림 하나로 외출이 가능한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아무튼 오랫만에 성전에서 미사를 드리니 마음이 개운하다.
내 안에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계심을 의심은 않지만 성체를 영하고 조배를 하면서 다시한번 그분이 내게 주신 사랑,의무? 인내, 등등을 생각하는것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분께서
알려 주셨기에 난 그 가르침에 충실하려고 애를 쓸 뿐이다.
강론중에 신부님께서 미운사람 있어요? 하니 아무도 손을 안든다. 나 역시 미운사람은 없는데 이해하기 힘든 사람은 있다. 그래서 용서는 하느님이 해 주시는거고 나는 이해를 하고 미움을 갖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니는 완전하나?" 하시던 그분의 말씀을 생각해보면 미워할수가 없다. 나 자신 역시 완전치 않음을 다시 확인 하는것 뿐.....
그러나 내가 이 삶에서 추구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이세상 모든것을 창조하신 그 이유를 아는것이다.
무엇일까? 왜일까? 참으로 궁금하다. 전지전능 하시고 사랑 자체이시라는 하느님께서 왜이리 불완전한 세상을 만드셨을까? 그것만 깨우친다면 나는 오늘밤 죽어도 한이 없겠다.
그러나 이젠 내 앎의 한계를 깨닫고 그저 하느님께서 내 모든것을 주관해 주시라는 기도를 많이 한다.
애들을 위한 기도를 할때도 그저 잘 되게 해 달라는 기도 보다는 그 애들도 그 애들 나름의 십자가를 잘 지고 갈수 있게 도와주십사 하는 기도를 하게 된다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한다. "지안아, 복 많이 받고 엄마말 잘 듣고 큰 사람되어라"손자가 대답을 안하면 대답해라고 재촉해서 "예" 하라고 시키면 아무것도 모르던 손자는 "예" 하곤 했다.
지난번에 또 손자놈에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안아, 복많이 받고 엄마말도 잘 듣고 이제 공부도 잘 하고 큰 사람되어라" 했더니 "할머니, 저 이제 많이 컸어요, 이젠 유치원다니잖아요?" 한다.
"그래, 지안이가 아직 할매말을 잘 모를거라, 크면 이 할매말을 다 알아들을수 있단다. 키보다 마음이 큰 사람이 되어야 된단 말이다"
그래, 크면 할매말을 다시 생각하게 될거다. 현명한 지 에미가 잘 키울것이고 그럼 다 바랄일이 없지.
오랫만에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어 솜빨래를 옥상에다 널어 놓았다. 두꺼운 솜이 이 땡볕에야 지도 마르고 말겠지.....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 성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