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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지나19 2021. 11. 18. 19:43

작은언니가 전화가 왔다.  "여기는 많이 춥다, 따듯한 기모바지 세개, 기모내의  좀 사 보내주라, 힣야, 조끼도 하나 보내주까? "  허리가 아파 시장에 돌아다니진 못하고 인터넷으로 검색 하며 홈쇼핑도 자주 봤다.

팔십 할매라도 몸빼바지는 안 입을거고   기모가 많이 들어간 것은 입으면 매무새가 별로라  홈쇼핑것이 조금 나을것 같아  전화를 해서 얘기해 주려는데  옷을 사 보내달라고 해 놓고  전화를 도대체 받지 않는다. 옷 사달란지가  일주일이 넘는데  아직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젠 포기를 하고  언니 주려고 만든 조끼도 그냥 싸  두었다.

이해가 안간다.  전화를 받아야 옷을 사든 말든 할건데  도대체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전화를 해도 항상 할말만 하고  안부묻는 말은 한 마디도 않는다.  그래도 손 아래라 안부전화를 할라치면  손자자랑만 한다.  '니 손자 잘크나?  우째사노?'  이런말은 절대 없다.

 

아들놈 친구가 집을 짓고 있는데  불이 났다고 아들이 달려간다.  그래도 화상은 입지 않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들놈이 벼르고 쫓아 가더니  꾸중은 커녕  기죽은 친구가 걱정이란다.  참, 살다가 보니 오만일이 다 생긴다.

오늘도 아들집에 갔는데 며느리와 수다를 떠는데  며느리가 참, 부처다. 그제 영감이  내가 전화를 오래 쓴다고 잔소리를  해서 한바탕 했는데 며느리가 어머니, 어머니가 좀 이해해주시란다. 며느리에게 얘기 안 할라 했는데  아들놈과

한바탕 할번 했다는 얘기를 하길레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고 ,  "내가 니한테 이얘기 안 할라 했는데.....  주절주절"

나도 모르게 며느리에게 털어놓고 있었다.  무슨 복에 그런 며느리를 봤는지  며느리에게 얘기하고 나면  위로를 받고

올때는 웃으며 온다. 참, 다른건 몰라도 아들, 며느리 복은 타고 났다.

먹고 싶어서 낙지볶음을 주문 했다며 두 봉지를 나누어 준다. 고맙다.  손자 본다고 아들놈도 자주 소고기를 사주고

며느리도 뭐든지 나누어 먹으려 하고 내 마음을 다둑여주고,  그러니 나도 그애가 좋아하는걸 해 주고 싶어져  그 애가 

좋아하는 호박죽을 끓여주자 싶어서 늙은 호박을 한 덩이 사 왔다

 

저녁은 영감과 같이 먹었지만 아직도 마음은 열리지 않아 작은 손자놈이 걷기 시작한 동영상은 영감에게 보여주지 않고 있다. 며느리는  아부지 한테 그 영상도 보여주시고  어머니가 좀 아버지를 이해하란다

어차피  못땐 영감은 삐져 있을거고 미안하다는 말도 않을 것이니 내가 먼저 다가가게 마련이다

정말 남편은 어떤 웃기는 동영상 말마따나 남편은 로또 가 맞다.  안맞아도 어찌 그리 안 맞을수 있는지, 맞는게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이제 얼마남지 않은 길을 같이 가야 한다.  가기 싫어도 가야 한다.

첩첩 산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