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큰 손자놈이 지 엄마모임 회원들과 함께 눈썰매장을 갔다.
작은 놈은 아침 9시 부터 내가돌보기로 했다. 오후엔 영감이 와서 같이 돌보기로 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작은놈을 두고 며느리와 큰 손자는 떠났다,
나는 어제 손자를 돌보는데 목표를 하나 세웠었다. 오후 1시 까지는 티비를 보여주지 않겠다고.....
일어난 손자놈은 엄마가 없는게 좀 익숙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던것 같다.
밥도 먹지 않고 딸기 조금먹고 과자조금 먹고 우유 먹고 ...... 애가 탔다. 밥을 안먹으려 하니.... 하는수 없이
시리얼도 먹이고 짜요도 먹이고...... 그럭저럭 하다가 영감이 오고 낯선 영감을 보고 울기 시작했다.
허리가 아프지만 업었다. 울음을 그치고 내 등에 얼굴을 갖다대는거 보니 잘려나 싶었다.
과연 잠이 살짝 들었는데 앞으로 돌려안고 등을 토닥거리니 잠이 들었다. 한참을 흐느끼며 잠이 들었다.
잠들 사이에 나는 샤워를 하고 한시간 정도를 자더니 일어났다. 일어나니 아직도 할아버지가 있으니
내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두 늙은이가 나란히 앉아 나는 애를 안고 할아버지는 애를 쳐다보며 친하려
애를 썼다. 드디어 할아버지가 먹여주는 과자를 먹기 시작하고 오후 4시가 되는걸 보고 티비를 틀어 주었다.
그렇게 아들과 며느리가 오고 아들은 아버지가 좋아하는 소고기 수육,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도가니탕을 시켜주어
저녁도 잘 먹었다. 손자놈이 그랬다." 밥 먹으러 온 거예요? " 할머니 할아버지가 저녁밥 먹으러 온거냐고 물었다.
근데이 늙은 할미가 퍼뜩 생각이 드는게 '아이고, 우리 늙은이가 밥 얻어먹으로 온줄 아능갑다 '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알수가 없는데.... 아까 썰매장 간다고 내가 돈도 오만원이나 줬는데......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드는 이유를 알수가 없다.
그래서 " 아니야, 니가 썰매장 가니 오늘 할머니가 지후를 봐주어서 고맙다고 엄마 아빠가 저녁을 사주는거야 " 그랬더니
"아, 그래요? " 한다지는 생각없이 한 말인데 내가 주책없이 섭섭한 마음이 드는데...... 금전적으로 충분히 못해준 이 할미의 자격지심일까? 아무튼 아들이 부모를 생각해 비싼 소고기를 사주는데 잘 먹고 집에 왔다.
자고 나니 온 몸이 다 아프다 안 아픈데가 없다. 오후엔 또 칫과에 갔다. 이젠 마취를 하는 잇몸치료는 끝났다.
마취를 하고나면 숨이차고 온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코로 숨을 깊이 몰아쉬며 안정 되기를 기다려 다시 한번
마취를 한다. 그러면 또 안정 되도록 기다려 치료를 시작 한다. 참 별나다. 내 몸은 성격보다 먼저 예민해져 민감한
반응을 한다 . 그래서 협착증 시술 받기도 겁이나서 그냥 견딘다.
어제는 아침 일찍 아들네 집에 가는데 마음이 바빠서 택시를 타니 바빠서 급히 오느라고 숨이차 하니 기사 아저씨가
와그리 숨이 차서 그러냐고 묻는데 예전 같으면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했는데 이제는 " 아이고, 아저씨 이 덩치에 급하게 오니까 그렇습니다" " 운동을 좀 하이소" " 아저씨, 허리 협착증, 전 방위증, 무릎은 퇴행성관절염, 발바닥은 지간 신경종, 지팽이 짚고 걷기도 합니다만 이나이에 지팡이 짚을 라면 부끄럽기도 합니다만 어떨때는 볼라면 봐라 하고 지팡이를 짚고 공원도 가고 합니다." 아이고 이놈의 할매가 처음보는 남정네와 말도 잘 한다. 이럴때는 내가 정말 늙었구나 싶다. 사는거 별거 있나? 301호나 302호나 속 뚜껑 열어보면 다 똑 같다
손자놈은 에미가 없을때와 있을때가 얼마나 다른지 내가 지 에미젖을 마약이라고 부를 정도다.
에미 젖 한번 먹고 오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지...... 엄마 없는놈은 정말 서럽겠다.
나역시 29살에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는데 강아지도 부러웠었다. 이제는 아프지 말고 죽어야 되는데... 이 걱정 말고는 없다.
내일 또 손자놈을 보러 가야 되는데...... 아직도 몸은 피곤한데........ 우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