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이 난린데 담에 만나자 캐라
친정 동생들이 양산에 부모님들 산소 온 김에 만나서 밥이나 먹자 하니 영감이 하는 말이다.
대구에서 시숙님 두분이 다 병원을 오가는 모양인데 영감은 가 볼 생각을 한 한다.
어린 손자들이 있으니 조심 하라는 것이다. 나도 성당 갈라믄 눈치가 보인다.
그제 아들놈이 이젠 무릎이 아프단 말에 내가 신경을 쓰니까 영감이 아들 하고 나하고 둘, 약을 사 주겠다 한다
네달치가 근 백만원이다 둘이서 이백만원을 쓰시겠단다. 아들도 아프면 안되고 마누라도 아프면 안되긴 하지만
돈 쓰는걸 겁내하는 영감이 큰 마음을 낸것이다.고맙다. 이걸 먹고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도가니탕을 인터넷으로 사서 밥을 말아먹는데 처음엔 맛있다 하던 영감이 이젠 안 먹겠다 한다.
영감은 소고기국은 아무리 먹어도 안질리고 나는 곰탕을 아무리 먹어도 안 질린다. 일년 내내 먹어도 안 질린다.
영감은 곰탕 종류는 서너번 먹으면 안 먹을려 한다. 이나이에도 영감 국끓여주는게 큰 숙제다.
그래도 영감이 아프지 않고 잘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하루종일 누워서 티비를 보고 거의 스무시간을 누워 있는데
그래도 아픈데가 없는게 다행이다.
작은놈이 안부전화가 오더니 돈 필요하면 얘기 하란다. 짜쓱, 돈이야 있으면 든든한거지 이 늙은 할매가 쓸데가 어디 있다고, 쓸데 있으면 말 하란다. 고만에 내 통장에 시원하게 돈백만원 꼽아주면 몇달이 행복할건데, 젊은 아아들이 그걸 아나? 지도 다 늙어봐야 알지.
전염병이 돌아 바깥활동은 힘들고, 지진은 나고, 물가는 오르고,다음대통령은 누가 되어 어떤 정책을 펼칠지 모르겠고 나같은 늙은이는 이제 그만 죽어주면 좋을거고, 흙수저인 두 아들걱정에 마음 졸이고 ,나 또한 아플까봐 겁나고
우리야옹이에게 아프지 말고 자는 잠에 가거라 하고 쓰다듬으며 말하면 듣기 싫은지 고개를 돌린다.
그래도 아프면 병원가라 하고 비싼 약 사주는 영감이 있어 다행이다.
오늘 저녁 국수 해 먹자는 영감에게 남은 가재미졸임을 먹어없애자는 내 말을 따라주는 영감이 고맙다.
어제는 정말 곰짝 하기 싫어 간짜장 두그릇을 시켜 먹었다.
그래도 먹고 싶은것 먹을수 있어 다행이고 효자아들 둔것도 다행이고 영감이 곁에 있어 다행이다.
내일은 주일 미사를 가야 겠는데 마음만 가고 이 몸이 선뜻 따라나서질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미사를 못가고 늦잠을 자기 시작한게 몸에 익었는가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이 든다
아부지요, 내일 아침에는 좀 일찍 깨워주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