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아프다. 다리 네개를 다 절룩이고 있다.
날 닮아 뚱뚱 하더니 22살이 되더니 이젠 걷기도 힘이 드는가 보다.
내 무릎에도 뛰어 올라오지 못하고 쳐다만 본다.
아픈 마음에 손으로 들어올려 무릎에 앉혀주지만 예전처럼 오래 앉아 있진 않는다.
내려갈라하면 어쩔수 없이 손으로 들어내려 준다.
지도 짐승이지만 이런 내 마음을 알거라고 믿는다.
털이 빠지고 날리고 하지만 우리집에와서 친구도 없이 혼자 산다고 욕봤다.
베란다에서 다른 고양이 부르는 소리를 웡웡 내면 소리를 내지 말라고 "야웅아~~~ " 하면
알아들었다는듯이 조용해 진다.
참, 지나내나 이젠 몸도 늙고 마음도 늙고 무슨 재미로 사는지 모르겠다.
나는 음식이라도 이것저것 만들어 먹지만 이놈은 입이 까다로워 사료 딱 한가지만 먹는다.
처음엔 비싼 사료를 사주니 먹지를 않아서 " 야이놈아, 니 엄마가 길냥이 인데 와 이 사료를 안먹노? "
하고 억지로 먹이기도 했지만 나중에 제일싼 사료를 줬더니 그 사료만 고집하고 습식사료도 입만 조금대고
먹지 않아 사주지 않았는데 츄르도 처음엔 먹더니 이젠 먹지 않아 그것도 말았다..
야옹아, 산다고 힘들었제? 미안하다. 내가 널 데리고 와서 잘 해주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그러나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란다. 똥을 아무데나 싸도 괜찮아.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살다가 어느날 밤 자는잠에 하느님나라로 떠나주렴.
거기서 기다리다가 내가가면 마중나와줄래?
너도 잠자는 나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는걸 내가 보았다. 나 역시 잠자는 네가 측은하고 가엾다.
야웅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사는동안 우리 사랑하며 살자. 그리고 네가 같이 살아줘서
내 삶이 더 풍요로웠던것 같다. 너도 그랬으면 좋겠네 오늘밤도 잘자라, 사랑하는 야옹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