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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는 세월이 간다.

지나19 2024. 9. 27. 09:40

덧없이 하루 하루가 지나간다.

마음속으론 오늘은 짐정리 하고  버리고를 반복 하는데  영감이 협조를 않는다.

그러다 보니  거의 매일  영감과 마음을 상하게 된다. 

영감은  움직이는걸 싫어하고  자기혼자만 편안하면 되는 사람이라,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을 가만 보고 있지만도 않아

버리는것 하나하나 잔소리를 한다 .늙으면 마음이 너그러워 져야 되는데  그제 저녁 세레나 형님이 직접 두부를 만들고

돼지고기 양념한 것과 애호박을 주시면서 찌게를 해 먹어라 하셔서 찌게를 했는데  이제 하다하다  호박이 덜 익었다 한다.

같이 상에 앉아 밥을 좀 먹자 하고 앉았두만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서  밥을 밥솥에 도로 붓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예전에는 잔소리 하거나 말거나  밥도 먹고 했는데 요즈음은 내가 많이 예민해 졌는지   밥맛도 없던차에  잘 되었다 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그렇게 저녁을 굶고  다시 아침이 되어도 밥먹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없다.

오늘 아침에도 레모네이드 한잔을 마시고는 이리 앉아있다.

어찌되든 짐도 옮기고 하겠지만   다 늙어서 좀  깔끔하게, 깨끗하게 해놓고 살고싶은 마음이다.

 

예전엔 영감이 그러거나 말거나 속으로 욕한번 해주고 넘어갔는데 요즈음 그게 잘 안된다.

젊어서 부터도 험한 일은 하지 않았지만  몸이 부실한지  이제는 손가락 까지 아프다.

앞으로 계속 아프면 이태리 타올로 때도 못 밀게 생겼다.  얼굴까지 이태리 타올로 때를 벗겨야만 속이 시원해 지는데

앞으로는  못할일이 자꾸 생기겠지.....

 

어제는 형님과 점심먹고 공원으로 갔다  목적은  지금 한창피어나는 억새를 보러 가는것이다.

어릴적 산에서 보던 억새가 아니고  수입한건지 이 억새는 뽀얗고 억새 잎이랄까, 잎은 아닌것 같은데 억새가 숱이 많고

길이도 길게 나 있어서 몇해전 호포에 갔을때 처음 보고는  너무 이뻐서 억지로 잘라서 내 긴 마후라로 둘러싸서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온 적이 있다 그 억새가 시민공원에 심어 놓았으니   나는 꼭 보러 가고 싶었다.

봄이 오면 공원 북카페앞  이젠 고목이 되어버린 겹벚꽃나무를 보러가고 여름초입이 되면  연꽃을 보러간다.

젊을땐  봄에 참꽃이 폈다하면 산으로 가서 참꽃을 꼭 보고와야 직성이 풀렸다.

어릴적 참꽃으로 술을 담는다고 해마다 우리집에서 강을 건너고 도덕이란 산으로 꽃을 따러갔다.

어린 우리는  여우가 나올까봐 겁이나 엄마 옆에서 꽃을 땄던 기억이 있어  참꽃만 보면 엄마 생각이 나서  나는 산을 오르곤 했는데  지금은 공원갔다오는것도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오는데도 힘이 들어  나이많은 형님은 잘 가시는데 형님보다 한참

젊은 나는 쉬어서 쉬어서 왔다.

 

오면서  도미노피자 1플러스1을 사서 형님도 하나 드리고 나도 하나 들고 왔다.

저녁으로 그것 두조각을  먹고 커피를 마셨는데  가슴쪽이 난리가 났다. 할수 없이 약을 먹고 잤는데 그놈의 역류성식도염 때문에  먹는것도 스트레스다.  낮 12시가 넘어야 일어나는 영감 때문에 오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정말 영감은 깡여사가 말하는 로또가 틀림없다.  그래도 살아야 하고 그래도 견뎌야 한다,  나는 하늘로 오르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이번생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환생하지 않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정말  잘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