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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복은 있다.

지나19 2024. 11. 11. 20:09

무사히 이사를 끝냈다.

돈이야 들고, 내가 무릎이 절단 나든말든  우리 젊잖은 야옹이는 깩 소리 한번 안 하고 택시타고 잘 왔다.

이십년이 넘어서 처음하는 이사라, 그 시절엔 포장이사가 없었다.

포장이사는 편하기는 하지만  다시 내가 다 정리를 해야된다. 이 사람들은 그냥 보기좋게 놓아주고 가 버렸다.

뭐가 어디 있는지, 보기는 봤는데  못찾고, 어쩌다 찾아서 지자리에 앉히고....

오늘이  오일째 인가보다. 그래도 동사무소 가서 전입신고 하고  주거급여 까지 신청하고  대충 정리가 되었다.

 

어두운 집에 살때는 먼지도 안보이고 머리카락도 안 보이두만  집이 밝으니 먼지와 머리카락이 너무 잘 보여서 

부지런해지지 않을수가 없다.  머리를 길러서 묶어야 겠다.

큰놈이 와서 보더니  소파가 있어야 되겠다고  소파를 주문했다.

작은 놈은 오더니  커튼이 있어야 되겠다고  창문마다 사이즈를 재어갔다.

작은놈은  또 샘플로 들어온 다운코트를 가져와서 내 겨울코트 풍년이 되었다.

밍크코트도 입을일이 없고  안감이 토끼털로된  코트도 입을일 없고 패딩 코트를 편하게 입었더니 이젠 다운코트를 입게 되었다.  늙어서  복이 터지는가 보다. 유튜브의 무당이  용띠가 생각지도 않은 큰 돈이 들어온다더니  이집을 계약할때

어찌어찌 하다보니 내 명의로 되어버렸다.영감은 돈을 많이 뺏겨서 약이 오를지도 모르지만  유튜브 점쟁이 말도 맞을때가 있네 싶다.   오늘은 한의원을 다녀왔다.의사는 내 무릎에 따로 약침까지 놓아주었다. 참, 고마운 의사다.

병원을 가서 침을 맞고 오니  입이 얼마나 쓰던지  점심은 먹고 누웠는데 저녁때 까지 정신없이 잤다.

 

입이 소태처럼 쓴것은 몸이 힘들어서 그렇다고 세레나 형님이 그러셨다.

요즘 자주자주 입이 쓴데  기력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나 보다.

오래 사는것도 싫지만  야옹이, 영감 보내기 전에는 내가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한다.

아픈 나를 보는 작은놈이 걱정을 많이 한다고 작은 며느리가 얘기 한다.

작은놈은 아버지 보다는 내 걱정을 더 많이 한다. 어릴적 부터 아빠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 그게 좀체 풀리지 않는것 같다. 나 역시  영감으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영감의 립써비스로 좀 희석은 되었지 않나 싶은데

영감이 나이가 들면서  잔소리가 많아졌다. 그렇게 또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데

한의사 선생님은  화를 참지마라 한다. 안 참으면 큰 싸움이 나면 내 자존심 상하는게  나는 너무 싫다.그래서 참고, 또 참고.

 

그러나 이제 이 고행길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기뻐하면서도  그 길이 두렵다.

그래도  남들도 다 가는길, 나도 몇번 다녀왔을지도 모르는 그 길을 가는걸 담대하게 걸어가고 싶다.

많이 피곤하다. 오늘도 일찍 자야 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