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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신비

지나19 2006. 1. 24. 20:04

 

어릴적

 

동네 할머니들은 내가 시집가서 잘 살거라 했다.

 

 마음도 넓고 얼굴도 이쁘니 분명히 잘 살거라고 했고

 

 아버진 부잣집, 그것도 식구가 많은 부잣집 맏며느리로 보내고 싶어 하셨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그런 집에 갔으면 형제들 다둑이고 서로 나누며 화목하게 잘 살았을것 같다

 

 큰 욕심도 없고 나누어주길 좋아하는 성격이라 분명히 시댁 형제들과도 잘 지냈을것 같다.

 

 근데, 옛말에도 있듯이 맏며느리는 하늘에서 내린다더니 난 중매 들어오는곳마다 지차였다

 

 어찌어찌 하다가 부잣집 셋째 아들에게로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내 복이 그런지  지금 이렇게 늙으막에 살기가 힘이 들게 되어버렸다

 

 

 유태인의 속담중에 자식에게 고기를 잡는법을 가르쳐주라는게 있는데

 

 내 남편은 잡아다 주는 고기는 먹을줄 알았지 정작 고기 잡는 법은 잘 배우질 못했던 것이다.

 

 직장 생활이라곤 했지만  그저 집과 직장만 오가고 남자 한번 사귀어보지 못했던 난

 

 도대체 남자보는 눈이라곤 없어서 그저 엄마가 결혼 하라는 사람과 할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결혼은 필수 과목인줄 알았으니 때가 되면 무조건 시집을 가야 되는걸로만 알던 때였다.

 

 

 그래서 난 아들 둘에게 그렇게 말한다.

 

  결혼을 하고 싶거든 여자를 많이 사귀어보아라, 그리고 바람도 많이 피워라

 

 혹시 누군가가 애기를 안고 집에 들어오지 않도록 피임을 철저히 해라

 

 그래야만 네하고 꼭 맞는 여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한 애기는 낳지 말아라. 그보담은 너희들 인생을 즐겨라

 

 그렇게 말하게 된데는 내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이 원인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가 과연 몇퍼센트나 될까?

 

 난 여태까지 살면서 정말로 서로에게 만족하며 사는 부부는 한 쌍밖에 보지 못하였다

 

 여러가지 이유로 어쩔수 없이 한 집에 사는 사람도 많았고

 

 서로 불신 하면서 어쩔수 없이 같이 사는 사람도 보았고

 

 남보기는 행복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행복해 지려면 행복할려고 노력해야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처음 결혼 해서 도대체 이 남자와 같이 살수가 없어서 혼자 곰곰히 생각한 끝에 얻은 결론이

 

 이 남자를 사랑해야 함께 살수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생각으로 남편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러길 몇년 어느날 아침 문득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샘물처럼 솟아오르기 시작 했다. 그렇게 해서 결혼 생활은 이어 졌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하질 못했다. 그건 내 노력이 부족 했던탓도 있었겠지만

 

 사업의 실패가 큰 원인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남편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저 남자는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났으면 더 잘 살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날 만나서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산다는건 신비다.

 

 그래서 우린 오늘도 서로 등을 긁어주고  남편앞에 마음놓고 가스도 내어 놓고 사는 모양이다.

 

 이젠 서로가 서로를 애처럽게 바라보며 사는 늙은 부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