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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자비를 베푸소서

지나19 2017. 11. 26. 13:36

하루도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최근 몇달동안,  12월10일까지 퇴거를 해야 한다니 이 많은 세대들이 이사를 가려니 성당 가는 골목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통계에 의하면  이런 재래의 동네를 없애고 아파트 단지를 만들면 세대수가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작은 평수에 몇세대씩들 살던 주택이 없어지고 아파트는 한 세대밖에 살수없기 때문에 인구가 준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우리 성당도 사람들이 많이 줄겠다.


하여튼 이사 가는 것만 봐도 빈부차가 나는걸 알수있다.

부잣집 이사는 뚜껑이 있는 큰 차가 나서서 대문바짝 가까이 대고 짐을 싣기 때문에 짐이 어느정도 인지, 어떤 짐이 있는지 알수가 없다. 없는집 이사는 작은 용달차 한 두대를 빌려서 종이 박스나 보따리로 싸서 초라하게

포장되어 떠나는 것을 볼수 있다. 가렇게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다시 이 동네로 돌아오기는 힘들것이다.

오늘 아침에도그 없는 사람이 작은 1톤 용달차에 짐을 실으며 차마 소리내어 울진못하고 콧물을 푸는걸 봤다.

마음이 짠 하다. 정책 입안자들은 왜 이런 동네를 없애고 거대한 시멘트단지를 만들고 개인들의 개성을 없애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성당 가는길 어느집은 봄이면 담장에 마삭줄이 화사하게 피어 그 향기가 온동네에 진동하고 아름다운 적송도 눈을 얼마나 즐겁게 해주는지, 또 등나무도 그 보라색등꽃을 담장너머로 드리워 계절의 오고감을 느낄수 있어 좋았고 초봄엔 개나리가, 오월이면 줄장미가 붉게 피고 가을이면 감이 열리고, 비파가 노랗게 익어가고  겨울엔 이쁘지도 않은 비파꽃이 피는걸 보면서 자연의 오묘함을 느낄수 있어 좋았던 길인데  이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성당 가는길도 버스를 타고 가야 될지도 오를 일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자연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커지는건 나 혼자만의 감정이 아닐것이다.

내 나이의 사람들은 모두들 예전 못먹고 못살던 그 시절이 더 좋았다고 모두 말한다, 요즈음은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엔 우리옆집 식구들이 무얼 먹는지, 그집 친척들 까지 다 알고 인사를 하고 살았었다.

지금은 우리 옆집엔 할아버지가 할머니 병수발을 하며 두분이 사시는데 김장을 담아도 그것 한포기 갖다드리기가 쉽지 않다. 마음은 있는데 그 이후가 걱정이 되는것이다.

이런 살벌한 세상에서 살아가는게 그냥 말하기 좋게 힘들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세상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 자신도 먼저 손내미는게 힘이 든다


크리센시아씨는 32된 아들이 갑자기 죽었는데 며느리는 이제 임신2개월이라 한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미사중에 남은 아들을 보니 허우대도 좋고 인물도 좋고 하던데 저렇게 좋은 아들을 보내버렸으리 그 마음이 어떨까?  참, 짐작하기도 힘들 아픔일 것이다.

하느님은 왜 이렇게 잔인 하시기도 하실까?  이해 하기가 힘든 아픔에도 불구 하고  온 가족이 미사참례를 하러온 그 가족들의 신심도 대단하다 싶다.


날씨도 추워지고 주위는 이렇게 모두들 편안 하지가 않은것 같고  따듯한 옷은 입었지만 마음은 살얼음판이다


하느님, 당신의 자비가 많이,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이 불쌍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풍성한 은총 주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하느님아부지, 예수님,성모님......